(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과 매매예약 합의금은 조기분양전환 약정이 존재하더라도 반환시기가 확정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차인의 조기분양전환 신청 여부가 평가기준일 당시 불분명했다면, 해당 채무는 5년의 회수기간을 적용해 현재가치로 할인평가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비상장주식 평가 과정에서 장기성 채무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증여세·상속세 실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가치 할인평가는 장래 반환할 채무를 현재 시점 가치로 낮춰 계산하는 방식으로, 비상장주식 가치와 증여세 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핵심 요약
- 대법원은 공공임대 조기분양 약정만으로 보증금 반환시기가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임차인 선택권이 남아 있다면 장기성 채무로 보고 현재가치 할인평가 가능성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29일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A주택과 B사의 합병 과정에서 비롯됐다. 세무당국은 합병 당시 B사가 보유했던 C사의 공공건설임대주택 관련 부채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C사는 공공건설임대주택 908세대를 운영하며 임차인들로부터 약 2341억원 규모의 임대보증금과 약 297억원의 매매예약 합의금을 지급받고 있었는데, 세무당국은 이 채무의 반환기간이 5년을 초과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납세자 측은 해당 채무의 반환시기가 확정돼 있지 않으므로 현재가치 할인평가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원심은 반환시기가 사실상 확정됐다고 판단했다. 임대의무기간 절반인 5년 시점에 조기분양전환이 예정돼 있었고, 임차인들과 사전 합의도 체결된 만큼 반환시기가 사실상 확정됐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조기분양전환 합의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분양전환 신청 여부는 임차인의 의사에 달려 있다고 봤다. 임차인이 조기분양전환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임대차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는 만큼, 평가기준일 당시 채무의 변제기가 확정적으로 도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특히 대법원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구 임대주택법상 공공건설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의 매각이 제한되고,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원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이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사건 부채는 임대개시일로부터 2년 또는 5년이 지난 시점에 확정적으로 변제기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매매예약 합의금 역시 단순 계약금이 아니라 장기성 채무 전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원심은 매매예약 합의금 반환채무가 ‘입회금·보증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상 해당 규정은 장기성 채무 전반을 포괄하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대법원은 결국 평가기준일 당시 임차인들의 조기분양전환 신청 여부가 불확실했던 만큼, 적어도 상증세법 시행규칙상 5년 회수기간을 적용해 현재가치로 할인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비상장주식 평가 과정에서 장기성 채무의 현재가치 할인 여부가 증여세 과세표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공공건설임대주택처럼 임차인의 선택권이 남아 있는 구조에서는 조기분양 약정만으로 반환채무의 변제기가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고 대법원:2025-두-3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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