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배우자 소유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했다며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이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건물이 들어선 토지 부분은 건물 소유자가 점유·사용하는 것으로 봐야 하며, 건물 소유자가 아닌 납세자가 토지 전체를 무상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는 최근 원고 A씨가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1심을 취소하고, 2019년 7월 귀속 증여세 1억4435만원 상당의 부과처분을 취소했다.
사건은 A씨가 배우자 C씨가 지분을 보유한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했는지가 쟁점이었다. A씨는 2009년 7월 해당 토지에서 테마파크 사업자등록을 하고 놀이공원을 운영했다. 이후 C씨는 토지 지상에 소매점·음식점·매표소 등 용도의 건물을 신축해 2011년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2017년 A씨와 제3자에게 건물 지분 일부를 증여했다.
과세당국은 A씨가 2009년 7월부터 배우자 소유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했다고 보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7조의 ‘부동산 무상사용에 따른 이익의 증여’ 규정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2019년 7월 귀속 증여세 1억4435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건물은 부지와 분리해 존재할 수 없으므로 건물의 부지가 된 토지는 그 건물 소유자가 점유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건물 소유자가 현실적으로 건물이나 부지를 직접 점거하지 않더라도 건물 소유를 위해 부지를 점유한다고 보는 것이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해당 건물을 테마파크 매표소 등으로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건물에 대한 무상사용 이익 문제일 수는 있어도 건물 부지 전체를 A씨가 사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건물 신축 이후 건물 부지에 해당하는 토지는 건물 소유자인 C씨가 점유·사용한 것으로 봐야 하며, A씨는 2017년 건물 지분을 취득한 이후 자신이 취득한 지분 범위에서만 사용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재판부는 과세당국이 건물 부지 부분과 그 외 토지 부분을 구분하지 않은 채 A씨가 2009년 7월부터 토지 전체를 점유했다고 전제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변론종결 시까지 정당한 세액을 산출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과처분 전부를 취소했다.
이번 판례는 가족 간 토지 사용과 관련한 증여세 과세에서 ‘사용 사실’과 ‘사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토지 위에 건물이 있는 경우, 단순히 사업자등록일이나 사업 운영 사실만으로 토지 전체의 무상사용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건물 부지 부분의 범위와 이에 따른 정당세액을 산출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일부 취소가 아닌 증여세 부과처분 전부를 취소했다.
[참고 판례: 서울고법 인천재판부2025누10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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