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숨결을 묻다

2026.05.11 13:56:37

 

숨결을 묻다 / 김희경

 

첼로와 아쟁 뒤

드럼과 가야금이

무거운 계단을 더디 오른 저녁

 

노을을 연주하다 놓친 의자가

삐걱댄다

 

삼키고 뱉는 내재율조차

로봇이 흡수한 영토가 될지라도

가슴을 연주하는 것은 지휘자 몫이라고

저음 하나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다

 

펜은 들꽃이 낮은 바닥을 사는 숨결을

물으면 되고

악기는 쌔근거리는 숨결을 물으면 된다고

 

달 뒤에서 놓친 박자가 미소로

계단 마디에 음표를 놓는다

 

그늘이 환하다

 

[시인] 김희경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부산지회 총무국장

시집 [바람을 받아쓰기하다]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숨결을 묻다」 작품은 음악과 시,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 있는 감각의 본질을 묻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첼로와 아쟁, 드럼과 가야금이 어우러진 풍경은 무겁고 느린 저녁의 정서를 깊이 있게 드러낸다.

특히 “로봇이 흡수한 영토”라는 표현은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대신하는 시대적 불안을 떠올리게 하지만, 시는 결국 “가슴을 연주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말하며 따뜻한 중심을 지켜낸다.

“저음 하나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다”와 같은 구절은 소리를 생명처럼 형상화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펜과 악기가 모두 숨결을 묻는 존재라는 표현에서는 예술이 삶의 미세한 떨림을 기록하는 일임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의 “그늘이 환하다”라는 역설적 문장은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과 따뜻함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주어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시인,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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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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