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국내 조선산업이 제대로 발전할 뿐 아니라 튼튼한 생태계가 구축돼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눠지고, 회사 내에서도 사용자와 노동자가 함께 과실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오후 울산 라한호텔에서 주재한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다른 나라 수반들을 만나보니 바다와 접한 나라들 대부분 대한민국 조선산업 협력을 기대하고 있는데, 여러분의 노력으로 조선산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산업이 됐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조선산업에 대해 국제적 관심도가 높아지다가 소위 '마스가'(MASGA)라고, 대규모 대미 투자 사업의 핵심 아이템으로 조선산업이 선정돼 있기도 하다"며 "한국과 미국 간 투자 협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조선산업이 됐다"라고도 언급했다.
다만 "조선산업 특징이 경기에 크게 노출된다는 것"이라며 "호·불황이 큰 그래프처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고용 문제가 언제나 현안"이라고 짚었다. 불황기에는 버티기 급급하다 호황기가 되면 인력이 부족해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현장의 인력 구조가 다층화되고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이 산업의 특성 같다"는 이 대통령은 "매우 중요한 산업인데,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정부 역할과 노력도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 자율적으로 맡긴다고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 정부가 고용 유지나 조선산업 생태계 유지·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요즘은 국제 경쟁이 단일한 상품의 경쟁이 아니라 결국 생태계 경쟁"이라며 "튼튼한 자체 생태계가 구축돼 있으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고, 생태계 없이 가다 보면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간담회서 이 대통령은 "경기 변동 폭이 너무 큰 게 조선사의 걱정인데, 정기적으로 하는 공공 선박 발주를 불황기로 좀 미뤄두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정기 발주 등 정부는 조선산업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배정하는데, (조선산업 요구에) 다 끌려갈 순 없지만 그래도 맞출 수 있지 않냐"고 언급했다.
이에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가 잠수함 등 특수선 관련 숙련 노동자의 유지를 위해 정기적인 발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이 대통령은 "(의견이) 상충하는데, 국방부와 상의를 좀 해보라"고 주문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솔직히 산업계에서는 감히 국방부와 얘기를 못 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착하다. 무서워하지 말라"며 특유의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조선 현장의 안전 관리에 인공지능(AI) 영상 분석을 도입하는 문제를 두고도 토론이 이뤄졌는데, 이 대통령은 "(AI를 도입하면) 안전사고 위험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사측은 평가하는데, 노동자 시각에선 행동을 감시당하고 회사 탄압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수집한 영상을 문책 사유로 삼을 수 없다거나, 즉시 삭제한다는 식으로 노사가 타협하는 방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업계와 노동계를 대표한 참석자들은 선수금환급보증(RG) 확대를 비롯한 금융·세제·기술 지원, 인력 확보를 위한 지방 정주 여건 개선 등을 건의했다. 특히 인력문제와 관련해 병역특례제도를 조선업에 도입해달라는 건의도 했다.
이 대통령은 RG 문제 관련 "(금융기관을) 압박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고, 그 위험을 정부 재정으로 부담해주는 방안 등이 있을 것 같으니 연구해달라"고 지시하고, 병역특례제도 도입 건은 "병력 자원이 부족해 경계병을 로봇으로 대체해야 할 판"이라면서도 "수도권 집중 완화가 우리 정부의 핵심 과제이니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선박 건조 현장도 점검했다. 대형 LNG 운반선 안으로 들어간 이 대통령은 선박 내부 시설을 꼼꼼히 살피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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