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 시장 제도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각투자 발행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장외 거래소 거래한도도 초기 시장 유동성을 고려해 설계하기로 했다. 기존 주식, 채권, 머니마켓펀드(MMF)까지 토큰화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토큰증권 제도화 법 시행에 필요한 세부 제도 설계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보안원, 금융투자협회, 핀테크산업협회와 학계 및 법조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토큰증권 제도화 법은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기반으로 하며 2027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목표로 세부안을 마련 중이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발행, 인프라, 유통 세 분야였다.
우선 발행 부문에서 조각투자 기초자산 범위와 발행 기준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금융당국은 자산의 객관적 가치평가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기본 전제로 두되, 일정 범위 내에서는 동일 종류 자산을 묶어(pooling) 조각투자 증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기초자산을 묶는 방식의 발행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시장질서와 투자자 보호라는 기본 전제를 지키되 규제 일변도로 접근하지는 않겠다”며 “예를 들어 동일종류 기초자산을 일정 범위 내에서 묶어서(pooling) 조각투자 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토큰화 대상 확대와 관련한 논의도 진행됐다. 금융위는 조각투자 형태의 신종증권뿐 아니라 주식, 채권, MMF 등 기존 정형증권 토큰화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미국 MMF 토큰화 사례와 홍콩의 토큰 기반 녹색국채 발행 등이 등장한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은 기존 전자증권 체계를 일시에 토큰증권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제도·인프라 충돌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단계별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온체인(On-chain) 결제 등 권리, 거래, 결제 전 과정에 대한 테스트와 인프라 개선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유통시장 구조 개편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협의체에서는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인가 요건과 겸영 범위, 일반투자자 거래한도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장외거래소 거래한도와 관련해서는 시장 초기 단계 유동성을 위축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샌드박스 기준으로 투자계약증권 장외거래소의 연간 매도 한도는 4000만원, 비상장주식 장외거래소는 3억원 수준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연간 종목별 500만원, 총 1000만원 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거래 효율성은 제고하되 공정한 경쟁과 투자자 보호가 이루어지는 시장구조 설계가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거래한도가 혁신을 가두는 울타리가 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는 체계화하면서 초기 시장 유동성을 확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하겠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조각투자 발행 모범규준과 토큰증권 관련 하위규정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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