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년 전 약속 지킨 이루미건설 이주열 대표…다시 찾은 밥퍼

2026.06.05 20:39:20

어르신 300여명 배식·도시락 300개 제작 동참
밥퍼 "어르신 화장실 재건사업 더는 미뤄선 안 돼"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지난해 약속은 말로 끝나지 않았다. 이루미건설 이주열 대표와 임직원들은 1년 전 약속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다시 밥퍼를 찾았다.

 

기자가 찾아간 이날 현장에서는 어르신 300여 명의 점심 식사를 돕는 배식 봉사와 현충일을 대비한 도시락 300여개 제작이 함께 진행됐다. 봉사자 부족과 후원사 이탈, 어르신들을 위한 화장실 재건사업 필요성 등 무료급식소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 드러났다.

 

5일 오전 9시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는 이루미건설 임직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 꿈미학교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은 어르신들의 점심 식사 준비와 배식, 현충일용 도시락 제작에 함께 나섰다.

 

이번 봉사활동은 지난해 약속을 실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루미건설은 지난해 밥퍼에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하고 임직원 봉사활동을 펼쳤고, 이후 현장에서 확인한 시설 문제 개선을 위해 방수공사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이주열 대표는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매년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다시 밥퍼를 찾으며 이를 실천했다.

 

이주열 이루미건설 대표는 "좋은 일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회와 함께 나누고 책임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과 지속적으로 함께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인 것은 어린 학생들이었다.

 

꿈미학교 중학교 2학년 학생 15명은 학교 봉사활동 프로그램인 '선한 사마리아인의 날'을 통해 밥퍼를 찾았다. 학생들은 도시락을 만들고 배식을 돕는 내내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밝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에 현장 분위기도 한층 활기를 띠었다.

 

한 여학생은 "선배들도 밥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며 "내년에는 후배들이 와서 봉사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꿈미학교는 학년별로 매년 밥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2학년 학생들이 현장을 찾았다.

 

기업들의 후원도 이어졌다. KCC는 쌀을, 삼화페인트는 종이컵을, 노루페인트는 컵라면을 각각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봉사자들이 준비한 도시락은 300여개다. 다음 날인 현충일에는 밥퍼가 운영되지 않는 만큼 어르신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마련한 음식이다.

 

 

도시락 배식을 준비하는 동안 식당에서는 점심 배식도 이어졌다. 이날 메뉴는 제육볶음과 상추쌈, 상추무침, 계란찜, 육개장, 깍두기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어르신들이 하나둘 식당을 채웠고 봉사자들은 배식과 식사 지원에 나섰다.

 

밥퍼 관계자에 따르면 점심시간에만 300~350명가량이 식당을 찾고 있으며 하루 평균 이용 인원은 600명 안팎에 달한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이 귀가할 때마다 봉사자들은 도시락을 하나씩 건넸다. 현충일 하루를 위한 식사였다.

 

이날은 이루미건설 임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 학생 봉사자들까지 함께해 비교적 여유롭게 배식이 진행됐지만 항상 상황이 같은 것은 아니다.

 

밥퍼 관계자는 "봉사자가 부족한 날에는 직원들만으로 3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배식해야 해 상당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며 "찾아와 주시는 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밥퍼를 둘러싼 환경이 항상 지금 같았던 것은 아니다. 밥퍼 측에 따르면 과거 시설 사용을 둘러싼 갈등과 철거 논란 이후 일부 후원사들이 후원을 중단했다.

 

관계자는 "당시 후원사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이탈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후원이 끊기면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도움을 주는 기업과 봉사자들이 정말 감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루 수백 명이 찾는 무료급식소에서 관계자들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은 의외로 식사가 아니었다. 화장실이었다.

 

현재 밥퍼가 사용하는 화장실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구조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이용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밥퍼 관계자는 "지금 밥퍼에서 가장 시급한 시설이 화장실"이라며 "어르신들이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미끄러지거나 다칠 위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물을 좋아해도 화장실 이용이 어려워 마음껏 드시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며 "특히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화장실을 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시설 정상화 논의 과정에서 당시 서울시장이던 오세훈 시장 측과 화장실 설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4~5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었다"며 "최근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한 만큼 더 이상 미뤄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식당을 찾은 어르신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팡이에 의지하거나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 천천히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은 화장실 문제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줬다.

 

오전부터 이어진 봉사활동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마무리됐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이 건네는 도시락을 받아 들고 하나둘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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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기자 lupin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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