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정부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풍선효과 차단에 나섰지만 정작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경기 화성 동탄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정책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스스로 만든 규제 공백으로 투자수요가 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당시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분당, 용인 수지, 광명, 하남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며 투기수요 유입과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탄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정부가 규제에서 제외한 동탄은 최근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5일 기준) 화성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2.22% 상승했다. 지난주 1.98%에 이어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이다. 동탄 집값은 3주 전 0.60% 상승한 데 이어 2주 전 1.98%, 이번 주 2.22% 오르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세가격도 같은 기간 0.87% 올라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0.27%)의 8배가 넘는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성과급과 반도체 산업 수혜 기대감을 원인으로 꼽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자금 이동 경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각에서 성과급 영향이라고 하지만 아직 성과급을 받은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시장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들어가자는 심리가 훨씬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풍선효과를 막겠다며 수도권 주요 지역을 규제했지만 정작 동탄은 비워뒀고 결국 자금이 동탄으로 몰렸다"며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정책 목표와 실제 시장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거래가 흐름도 심상치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삼성그린코아 전용 92㎡는 지난해 하반기 12억원대에 거래되다 최근 1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탄역시범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7.0, 롯데캐슬알바트로스 등 동탄 대표 단지들도 최근 수개월 사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정 단지의 일시적 급등이 아니라 주요 단지 전반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상승세가 동탄역 인근 핵심 단지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동탄숲속마을 광명메이루즈 등 비역세권 단지들까지 가격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승 흐름이 동탄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는 단순한 GTX-A 개통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GTX-A 수혜를 직접 받는 동탄역 생활권을 넘어 주변 주거지까지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처음에는 동탄역 인근 핵심 단지 중심으로 오르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주변 단지로 확산되는 단계"라며 "시장은 이미 동탄이 추가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의식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딜레마다. 지금 와서 동탄을 규제하면 지난해 10·15 대책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규제를 미루면 집값 급등과 풍선효과 확산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지금 와서 동탄을 규제하면 당시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규제하지 않으면 상승세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며 "동탄을 계속 비규제지역으로 두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동탄 집값 급등은 이제 한 지역의 상승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막겠다고 했던 풍선효과가 결국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면서 10·15 대책의 실효성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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