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민성장펀드가 지방기업 투자를 위한 별도 트랙을 마련한다. 수도권에 쏠린 벤처·첨단산업 자금을 지역으로 돌리기 위해 5년간 1조원 규모의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하고,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지방 소재 기업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한다.
금융위원회는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민성장펀드 지역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전재수 부산시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김성주 부산은행장, 지역 벤처캐피털 및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국민성장펀드의 지역 투자 목표를 별도 운용 구조로 구체화한 데 있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안에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하고 매년 2000억원씩 5년간 총 1조원을 지방기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달 중 3개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한 뒤 하반기부터 펀드 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역전용리그는 지방기업 투자 의무 비율을 명확히 설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펀드는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지방 소재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기존 국민성장펀드에서도 지역 투자 비중을 전체 공급 규모의 40% 이상으로 유지해 지역 첨단산업과 벤처 생태계에 정책자금을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6개월간 승인된 자금 중 46.8%인 6조5000억원을 지방에 공급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조성되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에서도 40% 이상을 지역에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분기 추가 모집 예정인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의 경우 비수도권 투자 비율이 40% 이상인 운용사에 추가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방식도 검토된다.
이 위원장은 지방으로 자금이 충분히 흐르지 않는 배경으로 정보 비대칭과 생산시설의 수도권 집중을 지목했다. 그는 “지방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더 많은 자본 공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정보의 불균형과 생산시설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두터운 장벽으로 인해 지방으로 자본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에 더 낮은 금리, 더 높은 한도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지원하겠다”며 “5극 3특 전략과 연계된 지방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창업·상생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보육 플랫폼을 확대하는 등 지속 가능한 민관 협력체계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부산·동남권에 대해서는 항만, 항공정비, 방산 등 기존 산업 기반과 첨단산업 투자가 결합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과 항공 MRO 클러스터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민성장펀드 승인사업 21건 가운데 부산 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이 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 21개 승인 사업 중 부산 지역 기업이 없다”고 지적하며 “2차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미래 모빌리티 및 방산 지원’ 프로젝트 등을 통해 부산에서도 국민성장펀드 승인 건이 창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벤처투자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현장 제언도 이어졌다. 지역 벤처캐피털 업계는 자금 공급 확대와 함께 산업계와 투자자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 확충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BNK벤처투자는 지역전용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통해 투자 회수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 측에서는 대한항공이 AI 기반 항공운항 관제와 무인기, MRO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항공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금융위는 이날 제기된 지역 운용사 인센티브, 지방기업의 자금 접근성 확대 방안 등을 현재 준비 중인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방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지역 운용사 인센티브, 지역 첨단 생태계 기업의 자금 접근성 확대 등 의견을 수렴해 현재 준비 중인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