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장기민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 상생을 이익 구조로 설계한 기업
한국앤컴퍼니(주)를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은 “상생”을 가치 선언으로 보지 않고, 이익이 만들어지는 구조로 다룬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그룹의 산업적 기반은 타이어라는 제조업이지만, 최근 흐름은 지주 체계와 계열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규칙을 다시 설계해 왔다.
법인의 신용등급 성장은 2025년 A등급에서 최근 AA등급으로 상향되며 신뢰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신용등급의 상향은 단순한 재무제표 개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규칙, 위험을 통제하는 거버넌스, 공급망과 인재를 지속시키는 운영 철학이 함께 정렬될 때 등급은 올라간다.
경제적 관점에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성장성은 사업의 중심축이 “한 제품의 판매”에서 “가치사슬의 통합 관리”로 이동했다는 데 있다. 타이어 산업은 원재료 가격, 물류비, 에너지비, 환율, 자동차 수요 사이클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이런 다변수 환경에서는 생산과 판매만 잘해서는 안정적 성과를 유지하기 어렵다. 한국앤컴퍼니가 신뢰를 쌓는 방식은, 변동성을 제거할 수 없다면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가 반복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쪽에 가깝다. 신용등급이 높아진다는 것은 바로 이 반복 가능성이 시장에서 ‘검증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 공급망·인재·디자인으로 확장되는 신용의 언어
사회적 관점에서 이 기업의 지속성장가능성은 상생의 범위를 공급망 내부에만 가두지 않는 데서 나온다. 협력사와의 관계는 비용 절감의 하청 구조가 아니라, 품질과 납기의 안정성을 함께 만드는 공동 운영체계에 가까워야 한다. 상생을 제도화하면 단기적으로는 비용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차질, 리콜, 납기 지연 같은 ‘숨은 비용’을 줄이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계약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결국 상생은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의 기술이며, 신용의 언어로 환산되는 경영 자산이다.
교육적 관점에서는 인재를 ‘채용’이 아니라 ‘재생산’의 관점에서 다룰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제조업과 기술기업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대에는 숙련이 단절되는 순간 경쟁력도 단절된다. 교육은 복지나 이벤트가 아니라 생산성의 기반이다. 학습이 조직의 일상으로 내장될수록 안전, 품질, R&D의 속도가 함께 좋아지고, 이는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비용 구조와 수익성의 안정으로 연결된다. 교육이 곧 재무의 토대가 되는 이유다.
디자인적 관점은 종종 과소평가되지만, 한국앤컴퍼니그룹 같은 산업군에서는 오히려 핵심이다. 여기서 디자인은 외관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다. 작업 환경, 연구 공간, 커뮤니케이션 구조, 디지털 도구의 사용 경험이 바뀌면 협업의 속도와 오류율이 달라진다. 이는 곧 품질과 원가에 반영된다. 즉, 공간과 프로세스의 디자인을 잘하는 기업은 같은 자본으로 더 높은 산출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디자인은 미학이 아닌 과학이 된다.
◇ AA등급 기업의 다음 과제는 성장 규칙이다
한국앤컴퍼니의 앞으로의 성장 전략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 핵심은 상생경영의 구조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그 성과가 재무적 신뢰로 환산되는 경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상생을 ‘좋은 일’로만 설명하면 설득력이 약해진다.
협력사 안정이 납기, 품질, 재고회전, 고객 신뢰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결국 어떤 비용을 줄이고 어떤 수익을 늘리는지까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모빌리티 산업은 전동화와 데이터화, 순환경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 변화 속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을 무리하게 넓히는 것이 아니라, 변동성이 큰 영역일수록 표준과 원칙을 먼저 세워 리스크를 통제하는 역량이 될 것이다.
신용등급이 높아질수록 시장은 더 큰 성장을 기대하는 동시에, 더 작은 실수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AA등급 법인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성장 속도’가 아니라 ‘성장 규칙’에서 결정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강점은 상생을 감성의 언어가 아닌 구조의 언어로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그 구조가 위기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실적이 아니라 운영 원칙과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상생경영은 일종의 슬로건이 아닌 기업신용의 기반이 되고, 이러한 독보적 경영언어는 기업의 다음 10년을 설계하는 지도 역할을 하게 된다.

[프로필] 장기민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현)한국외국어대학교 도시 미학 지도교수
•(현)서울창업기업원 본부장
•(현)한국경영환경위원회 위원장
•(현)인하대학교 경제학, 도시계획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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