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송달불능 보고서 접수 후 6개월이 지나기 전에 공시송달을 결정하고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5월 2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2026도3428)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면 A씨는 2023년 1월 인터넷에 카메라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물건을 보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A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모두 238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3년 9월 열린 1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했지만, 2023년 10월 19일 열린 2차 공판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구인영장을 발부했지만, A씨는 소환장을 받고도 같은 해 12월 21일 3차 공판기일에 나오지 않았다.
1심은 2023년 12월 21일 검찰에 A 씨의 주소를 다시 확인하도록 하고, 구금영장 발부와 지명수배를 의뢰했다. 같은 날 청주지검에는 A 씨의 소재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같은 해 12월 26일 “A 씨의 주소는 알 수 없고 거주불명 상태이며, 통신 3사 가입 내역도 없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경찰도 2024년 1월 17일 A 씨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1심은 약 3개월 뒤인 2024년 4월 24일 A 씨에 대한 서류를 공시송달하기로 결정했다. 공시송달은 피고인의 주거와 사무소 등을 알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 등에 서류 내용을 게시해 전달된 것으로 보는 절차다.
이후 1심은 A씨 없이 재판을 진행했고 2024년 7월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5년 5월 항소하면서 상소권회복을 청구했고, 이후 진행된 항소심은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절차를 문제 삼으며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해 재판을 다시 받게 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2024년 1월 17일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만 공시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는데도 1심은 6개월이 지나지 않았음이 역수상 명백한 같은 해 4월 24일 공시송달을 결정했다"면서 "공시송달을 결정하기 전 기록에 나타난 직장 주소로 송달하거나 피고인과 가족에게 전화해 소재 또는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는 조치도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1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주거와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하고 곧바로 공시송달을 한 뒤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했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1심 판결에는 소송 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원심(2심)은 이런 1심 잘못을 간과한 채 1심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근거로 해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판단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2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다만 6월 2일 시행된 개정 소송촉진법에 따라, 이날부터는 한 차례 공판에 출석한 피고인이 이후 다시 정한 기일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 시 6개월 소요 전에 피고인 없이 재판할 수 있다. 이 사건은 개정법 시행 전 대법원 선고가 이뤄져 종전 규정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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