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토론회] 고가·다주택에 비용 더 얹자…‘관리부담금’ 제안

2026.07.15 18:11:58

김형도 금융연 박사, 주담대 규모·차주 특성 따라 추가 비용 부과 제시
금리정책과 분리해 가계대출 수요 조절…실수요자 보호 장치 필요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대출 한도와 총량 중심으로 운용하는 데서 벗어나, 고가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의 대출에 별도의 비용을 부과하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대출 총량 규제처럼 대출 규모를 직접 줄이는 방식에서 나아가 대출 비용 자체를 높여 수요를 조절하자는 취지다.

 

김형도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15일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부동산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 “금융정책은 보통 양에 집중해왔다”며 “LTV와 DSR 규제도 마찬가지인데, 양을 줄이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사회에서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을 줄이는 수단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을 도입하게 되면 양과 가격을 함께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택금융 규제는 LTV와 DSR 등 차주의 상환 능력을 반영한 거시건전성 규제와 차주·금융회사별 대출 총량 관리가 중심인데, 청년층이나 무주택 실수요자, 정비사업 조합원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요구가 나올 때마다 주거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가계부채·주택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다.

 

김 박사는 별도의 보완책 없이 현행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데는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다. 주택 구매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높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 있어서다.

 

그는 “주담대 수요는 사실상 무한할 수 있다”며 “규제를 완화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주택가격 상승을 보완할 수단이 없다면 정책당국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활용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주택시장뿐 아니라 물가, 경기, 고용 등 경제 전반을 고려해 결정되는 만큼 주택대출 수요만을 겨냥해 금리를 조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런 고민 끝에 김 박사는 통화정책과 별도로 주담대의 실질 비용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제시했다. 고가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추주나 다주택자, 거액 대출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하면 주담대 수요와 주택 구매 수요를 동시에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박사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부과하면 주담대를 받는 차주의 비용이 늘어나 대출 수요를 줄이는 기제가 작동할 수 있다”며 “대출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형평성에도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박사는 주택가격만을 기준으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에는 거리를 뒀다. 주택가격이 높더라도 대출이 없다면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고가주택 담보대출 차주나 다주택자, 거액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를 대상으로 부담금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출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대해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며 “고가주택에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부과하면 차주가 부담을 느끼고, 가격 상승의 촉매가 되는 부분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박사는 주택금융 규제를 논의할 때 청년층과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주거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은 소득과 자산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만큼 금융 지원이 필요하지만, 규제를 완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대출에 대해선 자기자본 없이도 주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지만, 금융 측면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주비 대출 역시 정비사업 조합원의 원활한 이주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와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는 분야로 꼽았다.

 

결국 청년층과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면서도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을 관리하려면 대출 총량을 일률적으로 풀거나 조이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김 박사의 판단이다. 기존 LTV·DSR과 총량 규제에 더해 대출 비용을 조절하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보완 수단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정부는 공급과 금융, 세제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을 공개 토론 방식으로 논의하고 있다. 전날인 14일 공급 분야 토론회에 이어 이날 금융위원회의 부동산 금융 토론회가 열렸으며, 16일에는 세제 분야 토론회가 진행된다.

 

정부는 각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종합한 뒤 새 부동산 종합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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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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