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현대차그룹이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100% 확보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지분 인수 후 ▲제조혁신 실현 ▲글로벌 로봇 생태계 구축 ▲로보틱스와 AI, 에너지 등 3대 로보틱스 사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미래 산업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2020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보유 중이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최근 현대차그룹에 행사했다.
이에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그룹 산하 각 계열사는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와 관련해 내부 절차에 따라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풋옵션(Put Option)은 거래 당사자들이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장래 특정시점 또는 그 이전에 특정 대상물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풋옵션 매수인은 시장에서 해당 상품이 사전에 정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될 경우 그 권리를 행사해 비싼 값에 상품을 팔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상품의 시장 가격이 사전에 정한 가격보다 높은 경우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풋옵션 매수인은 ‘선택권’이 있기에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에만 권리를 행사하고 불리하면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 따라서 풋옵션은 권리만 있고 의무가 없으므로 매수인은 해당 풋옵션을 매도한 자에게 일정 대가(프리미엄)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풋옵션 매도인은 풋옵션 매수인으 로부터 프리미엄을 받았기 때문에 권리 행사에 반드시 응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재계 및 업계 등에 의하면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현황은 ▲현대차 28%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2.6% ▲기아 17.2% ▲현대모비스 11.3%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프트뱅크를 제외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지분은 총 90.35%다.
현대차그룹측은 “장기 로보틱스 전략의 일환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대한 투자 협력 확대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이번 지분 인수가 향후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 속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에도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함과 동시에 시너지 창출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소프트뱅크 풋옵션 행사 이후 예상되는 지분 인수 절차는?
일반적으로 기업간 투자 계약에서 풋옵션이 행사되면 지분 인수는 사전에 체결된 주주간 계약(SHA)이나 투자 계약서상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게 된다.
우선 지배구조 변경, 일정기간 후 투자자의 단순 회수 목적, 중대한 계약 위반 등 계약서에 명시된 풋옵션 발동 조건이 충족돼야 하며 이후 풋옵션 권리를 가진 투자자가 지분을 인수할 의무자(회사, 대주주 등)에게 풋옵션 행사 의사가 담긴 통지서를 공식 전달한다.
이때 행사 통지서에는 매도를 청구하는 주식 수, 계약서에 명시된 행사가격 및 산정 방식, 거래 예정일(결제일) 등이 기재된다.
행사 통지서가 지분 인수 의무자에게 도달하는 순간 상호간 별도 추가 합의가 없더라도 기존 투자 계약으로 인해 해당 주식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 시점부터 인수 의무자는 지분을 매입할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
이어 투자 계약서에 미리 정한 공식이나 양측이 합의한 가치 평가 방식에 따라 최종 인수 대금을 확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통상 ‘원금+연복리 수익률’을 적용해 인수 대금을 정하며 경우에 따라 외부 회계법인의 공정가치 평가(Fair Market Value)를 거치기도 한다.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의무자는 산정된 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 공동 인수자가 다수 계열사일 때에는 누가 얼마만큼의 비율로 인수할지 협의한다. 또한 인수 주체가 기업(법인)이기에 각 계열사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지분 인수 및 자금 집행을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이같은 절차가 마무리되면 양측이 약속한 거래 예정일(통상 풋옵션 행사 통지 후 1~3개월 이내)에 실제 자금과 주식이 오간다. 인수 의무자는 확정된 지분 인수 대금을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고 풋옵션을 행사한 투자자는 주권(주식 실물)을 인수 의무자에게 교부한다. 전자등록된 주식은 계좌 대체를 통해 인수 의무자에게 이전한다.
지분 양수도가 완료되면 인수 의무자는 변경된 주주 내역을 반영해 주주명부를 갱신(개서)한다. 인수 주체가 상장사나 대기업집단이면 공정위 신고 및 금융감독원 공시(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등) 등 법적 의무 사항을 이행하면서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9.65%의 인수 금액은 지난 2020년 인수 계약 당시 설정한 가격 조건에 따라 약 3억2500만달러(약 5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정의선 회장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추가 인수 여부 ‘뜨거운 감자’될까?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정의선 회장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추가 인수 여부가 재계·업계 내 핫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말 경제개혁연대는 소프트뱅크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은 2022년 20%, 2023년 20.66%, 2024년 21.27%, 2025년 21.89%, 2026년 22.50%로 해마다 증가했다”며 “로보틱스가 AI와 함께 미래 전략산업의 핵심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추후 상장시 기업가치가 100조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잔여 지분 인수에도 참여한다면 해당 투자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의 일부가 회사가 아닌 개인에게 귀속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로 기대되는 성과와 이익을 주주 전체가 아닌 총수 개인이 향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 및 주주들의 이익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또 “여기에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국내 계열회사로서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규제 적용 대상인 바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추가 인수할 때 사업기회 제공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잔여 지분은 현대차그룹 타 계열사가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추가 인수해야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그 필요성과 정당성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해 주주와 시장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금일 발표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인수 관련 자료는 소프트뱅크가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한 것에 대한 안내 차원의 자료”라며 “소프트뱅크 풋옵션 이후 지분 인수 절차, 자금 마련 방안 등 구체적인 일정·내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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