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컴투스 신작 ‘제우스: 오만의 신’이 이용자 간 경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의 ‘시스템 개입’을 택했다. 강한 이용자가 경쟁 콘텐츠를 독점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이용자 수준에 맞춰 경쟁 상대와 공간을 구분하는 한편, 기존 MMORPG의 특징인 자유로운 경쟁은 별도의 축으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경쟁에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개입할수록 이용자 간 격차를 조절하기는 쉬워지지만, 반대로 MMORPG 특유의 자유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개발진은 시스템이 개입하는 경쟁과 자유롭게 벌어지는 경쟁을 함께 운영해 두 가지 경험을 모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컴투스와 개발사 에이버튼은 7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제우스: 오만의 신’ 쇼케이스 질의응답에서 경쟁 구조와 AI 모드, 게임 경제 등 출시 이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 자유경쟁에 시스템 개입…상위 이용자 쏠림 막는다
개발진이 시스템 개입을 택한 배경에는 이용자 간 성장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경쟁을 자유롭게 열어둘 경우 강한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사실상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에이버튼 측은 질의응답에서 이용자 간 격차가 큰 상황에서 경쟁을 자유롭게 열어두면 결국 강한 이용자들이 경쟁에 참여하게 된다며, 이를 조정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시스템 개입을 전제로 경쟁 콘텐츠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단위 경쟁 시스템인 ‘오디세이아’에서는 일부 콘텐츠를 일반 필드와 분리된 인스턴스 공간과 세션으로 구성하고, 시스템이 개입해 경쟁 상대와 참여 구조를 조정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실제 이용자의 외형과 전투 능력을 반영한 AI 개체인 ‘페르소나’다. 1대1 PvP 콘텐츠 ‘콜로세움’에서는 이용자가 이용자 수준에 맞는 페르소나와 대결한다. 이와 함께 다수 길드가 거점을 두고 경쟁하는 ‘아카디아 점령전’ 등 집단 단위 경쟁 콘텐츠도 마련했다.
상위 이용자를 위한 경쟁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공성전 등 최상위 경쟁 콘텐츠는 유지하면서 그 아래 요새전 등을 배치해 보다 다양한 이용자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경쟁과 보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결국 경쟁의 강도를 일률적으로 낮추기보다 시스템이 개입하는 경쟁과 제한 없이 맞붙는 경쟁을 나눠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층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 AI·경제에도 제한 장치…편의성이 격차로 번지는 것 막는다
이 같은 설계 방향은 AI 모드와 게임 경제에도 이어진다.
‘제우스: 오만의 신’의 AI 모드는 이용자가 게임에 직접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캐릭터가 사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기본 12시간을 제공하며 월 9900원의 멤버십을 구매하면 이용시간이 24시간으로 늘어난다.
질의응답에서는 이 같은 이용시간 차이가 결국 이용자 간 성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질문도 나왔다.
개발진은 AI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PC나 모바일에서 게임을 실행한 상태로 자동사냥을 할 수 있어 전체적인 사냥시간 자체에는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AI 모드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편의성에서는 이점을 얻지만,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에게는 특정 콘텐츠를 통해 추가 성장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다수 캐릭터를 활용해 AI 모드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제한한다. 하나의 계정에서는 한 번에 한 캐릭터만 AI 모드를 이용할 수 있으며, 같은 계정의 다른 캐릭터로 접속하면 기존 캐릭터의 AI 모드는 종료된다.
게임 경제에서도 특정 이용자의 생산이나 재화 획득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적용한다.
경제 특화 클래스인 ‘아티산’은 캐릭터를 보유하는 것만으로 제작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없도록 했다. 제작에 필요한 전용 재료를 확보하려면 아티산으로 직접 관련 콘텐츠를 플레이해야 하며, 해당 재료는 다른 이용자와 거래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
시스템이 이용자의 아이템을 매입하고 게임 내 재화인 다이아를 지급하는 ‘미다스의 금고’도 공급량을 관리한다. 이용자 개인이 획득할 수 있는 별도 상한은 두지 않지만 시스템 전체가 공급하는 다이아 총량을 정하고, 아이템 매입 물량은 전체 이용자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특정 이용자가 많은 아이템을 확보해 매입을 요청할 경우 더 많은 다이아를 얻을 수 있지만, 시스템 전체로 보면 무제한으로 다이아가 공급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 격차 줄이면 자유도는?…자유경쟁도 별도 축으로 유지
다만 이용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 개입을 확대할수록 MMORPG 특유의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실제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MMORPG의 본질적 재미를 경쟁에 집중하면서 이용자가 자유롭게 행동하고 관계와 규칙을 만들어가는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발진은 자유로운 경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개입하는 경쟁을 하나의 축으로 추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반 필드에서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경쟁하고 각 서버에서 이용자 스스로 관계와 규칙을 만들어가는 기존 MMORPG의 구조를 유지한다. 반면 오디세이아에서는 완전한 자유경쟁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공간에서 일정한 규칙 아래 경쟁하도록 했다.
즉 자유롭게 경쟁하는 기존 MMORPG의 영역을 남겨두면서 그와 별개로 시스템이 개입해 더 많은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경쟁 영역을 추가한 셈이다.
컴투스와 에이버튼이 선택한 방식은 경쟁의 결과를 평준화하기보다 경쟁에 진입하는 경로를 나누는 데 가깝다. 상위 이용자가 치열하게 맞붙는 공간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에게는 시스템이 개입하는 별도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두 경쟁 구조가 실제 서비스에서 의도한 대로 공존할 수 있을지는 출시 이후 확인해야 한다. 시스템 개입이 상위 이용자 쏠림을 완화하면서도 자유경쟁의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경쟁’을 내세운 제우스의 성패를 가를 변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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