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주택 공급대책] 정부는 ‘23만호+α’ 공급…2030년까지 추가 착공은 ‘12만호+α’

2026.08.13 12:00:00

공급효과 23만호와 실제 추가 착공 물량은 달라
공공택지 16만호 포함됐지만 신규택지 상당수 착공시점 미정
PF·LTV 풀어 민간 공급 회복…비아파트 정상화에도 무게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23만호+α 규모의 추가 공급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23만호+α가 모두 2030년까지 실제 착공되는 물량은 아니다. 기존 공급대책과 비교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가 착공으로 산정된 물량은 12만호+α다.

 

숫자의 차이는 이번 대책의 성격을 보여준다. 신규 택지를 대규모로 발표하는 데 그치기보다 공공택지 사업기간을 줄여 기존 물량의 착공 시기를 앞당기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대출·건축 규제를 완화해 위축된 민간 공급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데 무게를 뒀다.

 

13일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택지와 도심 공급, 민간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수도권에 23만호+α의 추가 공급효과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공공택지 공급 확대가 16만호+α로 가장 많다. 민간공급 금융·세제 지원 및 규제 완화가 5만9000호+α, 도심 공급 확대가 1만4000~2만4000호+α다.

 

다만 정부가 별도로 제시한 2026~2030년 '추가 주택착공' 물량은 수도권 전체 12만호+α다. 공공택지에서 5만7000호+α, 도심에서 5000호+α, 민간 공급 지원을 통해 5만9000호+α를 추가 착공한다는 계산이다.

 

차이가 가장 크게 발생하는 부분은 신규 공공주택지구다. 정부가 공급효과로 잡은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10만호+α지만 이 가운데 이번에 입지가 공개된 물량은 2만7000호다. 나머지 7만3000호+α는 연내 후보지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호+α에 대한 2030년까지 추가 착공 물량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향후 지구지정 이후 착공 가능 물량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결국 '23만호+α'는 이번 대책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전체적인 공급효과이고, '12만호+α'는 기존 9.7대책과 1.29 공급방안에 더해 2030년까지 추가로 착공하겠다는 물량으로 구분된다.

 

◇ 공공택지 '속도전'…68개월 걸리던 착공 37개월로

 

정부가 공공택지에서 꺼낸 핵심 카드는 새로운 물량뿐 아니라 '시간'이다.

 

정부는 주택 수요는 금리와 소득 등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반면 공급에는 장기간이 걸려 수요가 증가할 경우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3기 신도시 최초 입주단지인 인천계양은 후보지 발표부터 입주까지 약 8년이 걸렸고, 서울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약 1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한다. 택지 규모와 사업 여건에 따라서는 21~34개월 내 착공하는 모델도 적용할 계획이다.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보상·이주·퇴거, 부지조성 등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 가운데 병행할 수 있는 부분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이다. 특히 기본조사를 지구지정 이전부터 시작하고 기본조사와 감정평가를 병행해 보상 착수 시점을 앞당긴다.

 

부지 확보 단계에서는 보상과 이주·퇴거에 걸리는 시간도 줄인다. 협의보상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내 재결 전담팀을 운영한다. 보상 이후에도 이주가 지연될 경우 수용개시 2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인도소송을 원칙적으로 추진하는 등 후속 절차도 앞당긴다.

 

정부는 최단기 착공모델 구축을 통해 2030년까지 기존 계획보다 4만1000호의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서 2026~2030년 추가 착공으로 계산되는 공공택지 물량 5만7000호+α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신규 택지도 공개했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 일대에는 1000호를 공급한다. 2006년 민간 개발사업이 취소된 뒤 20년간 방치된 염창공원 부지로,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부지조성 등 주요 절차를 통합 추진해 발표 후 33개월인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도심역 일대다. 경의중앙선 도심역 인근 228만㎡에 2만1700호를 공급한다. 2027년 하반기 지구지정 후 2029년 하반기까지 보상을 마치고 2030년 상반기 주택 착공을 추진한다.

 

경기 광주시 장지동 경기광주역 인근에는 4500호 규모의 경기광주역세권2 지구를 조성한다. 이곳 역시 2027년 하반기 지구지정, 2029년 하반기 보상 완료를 거쳐 2030년 상반기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한다.

 

세 곳을 합친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약 2만7000호 규모다. 나머지 7만3000호+α 규모의 후보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연내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속도전이 계획대로 작동하려면 넘어야 할 절차도 남아 있다. 기본조사 거부 시 객관적 자료로 토지·물건조서를 작성하는 방안, 기본조사 완료 전 지구지정 시 보상계획을 공고하는 방안 등 주요 단축 조치 가운데 상당수가 공공주택특별법과 토지보상법 개정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 목표는 단순한 행정절차 개선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향후 관련 법 개정과 관계기관 협의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실제 공급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 민간이 80%인데 공급 회복 더뎌…PF 돈줄부터 푼다

 

공공택지만으로는 수도권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번 대책에 반영됐다.

 

2023~2025년 수도권 주택 착공 가운데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80.6%, 서울은 90%에 달한다. 하지만 수도권 민간주택 착공은 2025년 12만1000호로 10년 평균 19만1000호를 크게 밑돌았다.

 

정부는 2022년 부동산 PF 위기 이후 브릿지론과 PF 대출이 위축되면서 민간 공급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HUG·HF의 PF보증을 크게 늘려 민간 사업장의 자금조달을 지원한다.

 

2023~2025년 연평균 약 13조원이었던 PF보증 공급 규모를 올해 23조원, 2027년 33조원, 2028년 30조원으로 확대한다. 연평균 약 28조7000억원으로 기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수도권 사업장은 토지비와 별도로 공사비의 70%, 서울은 80%까지 보증할 수 있도록 보증한도도 확대한다. 일반주택은 PF보증을 받을 때 적용하던 최소 연면적 요건을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없앤다.

 

서울·경기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 주택사업이 2027년까지 착공하면 PF 대출금리 1%포인트를 재정으로 지원하고, 2028년 착공 사업에는 0.5%포인트를 지원한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2030년까지 민간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추가 착공하겠다고 산정한 물량은 5만9000호+α다. 공공택지 추가 착공분 5만7000호+α보다 오히려 많다.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아무리 높이더라도 수도권 주택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민간이 움직이지 않으면 전체 공급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 무너진 비아파트 공급…LTV·건축규제 동시에 푼다

 

민간 가운데서도 정부가 집중적으로 손을 댄 곳은 비아파트다.

 

수도권 일반주택 착공은 2025년 1만4000호로 10년 평균 5만6000호의 25% 수준에 그쳤다. 올해 1~6월 착공 역시 장기평균의 24.3%에 불과하다.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감소를 단순한 특정 주거유형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서민 주거 문제로 보는 이유도 있다. 서울 20~30대 가구 가운데 일반주택과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는 비율이 67.9%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신축 일반주택을 매입하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게 규제지역 LTV 30%, 비규제지역 60%를 허용한다. 민간임대주택법상 등록임대사업자가 신축 일반주택을 매입하면 규제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LTV 60%를 적용한다.

 

기존 주택을 매입해 멸실한 뒤 일반주택을 새로 짓는 사업에도 LTV 60%를 허용한다.

 

건축규제도 함께 푼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 기준을 660㎡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하고 다가구주택의 층수 제한은 3개층에서 4개층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층수 제한이 한 개층 완화되면 같은 대지에서 공급할 수 있는 가구 수가 약 33%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가구·다세대 건설자금 지원한도도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이고 금리는 3.5%에서 3.2%로 낮춘다.

 

여기에 전용면적 60㎡ 이하 신축 비아파트를 세제상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도 2028년 말까지 연장한다. 대출과 PF, 세제, 건축규제를 동시에 손보면서 위축된 비아파트의 사업성을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공실이 늘어난 상업·업무시설도 주택 공급원으로 활용한다. 지식산업센터의 지원시설 비율을 높여 오피스텔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하고, 주상복합의 주거비율 상한도 현행 90% 미만에서 100% 미만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산업구조와 생활패턴 변화에 맞춰 현행 용도지역 체계 자체를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는 청년·신혼부부 정책대출의 소득요건 완화와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공공분양 등 주거사다리 보완책도 함께 담겼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책의 중심은 신규 물량 발표보다 기존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고 민간 사업자의 자금조달과 사업성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정부가 내세운 23만호+α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후보지 발표나 제도 개선 단계에 있다. 결국 이번 대책의 성패는 공급계획을 얼마나 더 내놓느냐보다 제시한 물량을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에 달렸다.

 

특히 기존 대책과 비교해 2030년까지 추가 착공으로 산정한 12만호+α가 계획대로 현실화되는지가 이번 '신속공급' 대책의 실효성을 가르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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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기자 lupin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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