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3기 신도시, 발표 8년 지나도 '진행형'…새로 꺼낸 23만호는 언제?

2026.08.18 15:10:12

2018년 첫 발표 후 착공까지 평균 68개월…대규모 택지 현실화 장기간
신규택지 최단 37개월 착공 목표…“새 공급만큼 기존 물량 현실화 중요”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정부가 수도권에 23만호+α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으며 다시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신규 공공택지의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3기 신도시 평균 68개월에서 최단 37개월로 줄이고, 기존 공공택지의 사업 일정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37개월은 주택이 완공돼 입주하는 시점이 아니라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2018년 처음 발표된 3기 신도시도 약 8년이 지난 현재까지 순차적으로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서도 3기 신도시는 발표 후 주택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최초 입주단지인 인천계양은 후보지 발표부터 입주 예정까지 약 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려면 23만호+α라는 공급 총량뿐 아니라 신규택지와 기존 공공택지가 실제 착공과 분양, 입주로 이어지는 시간표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착공까지 평균 68개월…대규모 택지는 '장기전'

 

3기 신도시는 대규모 신규택지가 실제 주택으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2018년부터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에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내놨고 2019년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등을 추가했다. 이후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수립, 토지보상, 기반시설 조성, 주택 착공 등의 절차가 이어졌다.

 

3기 신도시의 첫 주택 착공은 2024년 3월 인천계양 A2·A3블록에서 이뤄졌다. 이후 남양주 왕숙을 비롯한 다른 지구에서도 블록별 착공과 분양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3기 신도시 전체로 보면 사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 역시 이번 대책에서 3기 신도시의 발표 이후 주택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소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주택을 짓기 시작하기까지 평균 5년8개월가량 걸린 셈이다.

 

착공이 곧 공급 완료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3기 신도시 최초 입주단지인 인천계양은 후보지 발표부터 입주까지 약 8년이 걸린다. 정부도 공급과 수요 사이의 시차가 길다는 점을 이번 대책의 문제의식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공공택지는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보상뿐 아니라 기반시설과 광역교통망 구축 등 여러 절차가 맞물려 움직인다. 3기 신도시 역시 공급기간을 줄이기 위한 각종 절차 단축이 추진됐지만 실제 공급은 지구와 블록별로 수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부에서 시작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당장 분양받고 기다릴 수 있는 물량을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의 지적처럼 이미 확보한 택지의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당장의 과제라면, 새롭게 발굴할 공공택지는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정부, 신규 공공택지에 제시한 해법은 '속도'...착공까지 37개월로 대폭 단축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에 제시한 해법은 '속도'다. 3기 신도시에서 확인된 긴 사업기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 발표할 신규택지는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신규 공공택지의 발표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3기 신도시 평균 68개월에서 최단 37개월로 31개월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3기 신도시에서 평균 5년8개월가량 걸렸던 발표 이후 착공기간을 약 3년1개월까지 단축하게 된다.

 

다만 37개월이라는 목표에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전략환경영향평가 간소화를 위한 법 개정 등 제도개선이 완료되는 것을 전제로 한 기간으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7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최단 37개월 역시 '입주'가 아니라 '착공'까지다. 계획대로 사업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이후 주택 건설과 준공을 거쳐 실제 입주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제시한 전체 추가 공급효과는 수도권 23만호+α다. 하지만 여기에는 신규 공공택지뿐 아니라 기존 사업 조기화와 도심 공급 확대, 민간 주택공급 지원 등 사업 단계가 서로 다른 대책이 함께 포함돼 있다. 결국 23만호+α라는 하나의 숫자만으로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8·13 공급대책 평가에서 신규 공공택지가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제 공급효과가 언제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기간 단축을 모든 사업장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시된 단축기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지금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체 사업장에 일반화하기보다는 일부 적용 가능한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천 경마장 등 기존 대상지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향후 추이를 봐야 한다"며 "사업시설 이전 같은 사안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새 공급만큼 중요한 '이미 확보한 물량’

 

신규택지 발굴은 향후 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 지금 새로운 공급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수년 뒤 또 다른 공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공급계획 자체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다만 신규택지가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당장의 공급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내놓느냐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이번 대책에서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기존 공공택지 8만9000호의 착공 시기를 사업 단계에 따라 최대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여기서 8만9000호 전체가 새롭게 늘어나는 물량은 아니다. 이 가운데 4만1000호는 당초 2031년 이후 착공 예정이던 물량을 2030년 이전으로 당기는 물량이다. 나머지 4만8000호는 기존에도 2030년 안에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그 시기를 추가로 앞당긴다.

 

신규택지와 기존 공공택지는 공급의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새롭게 발굴하는 택지는 앞으로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보상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는 이미 상당 부분의 절차를 거쳐 착공과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기존 공공택지의 착공을 최대 1~2년 앞당기기로 한 것도 이 같은 공급 시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신규택지의 사업기간을 줄이는 것과 함께 이미 확보한 물량을 계획대로 공급하는 속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김인만 소장은 "5년, 10년 뒤를 위해 새로운 공급의 씨를 뿌리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은 이전 정부부터 뿌린 씨를 빨리 키워 열매를 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가 보여준 지난 공급 과정은 이번 23만호+α 대책에도 같은 질문을 남긴다. 신규택지의 착공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계획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 그 이후 입주까지의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가 중장기 공급 효과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당장의 공급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3기 신도시 등 이미 추진 중인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분양과 입주로 연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새로운 공급의 규모뿐 아니라 이미 확보한 물량과 새로 발굴할 물량이 각각 언제 실제 주택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지가 이번 '신속공급' 대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욱 기자 lupin7@tfnews.co.kr



회사명 : 주식회사 조세금융신문 사업자 등록번호 : 107-88-12727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증산로17길 43-1 (신사동 171-57) 제이제이한성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1713 등록일자 : 2011. 07. 25 제호 : 조세금융신문 발행인:김종상 편집인:양학섭 발행일자 : 2014. 04. 20 TEL : 02-783-3636 FAX : 02-3775-4461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