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 세무법인 지점 대표들, 개인사무소로 속속 전환 중

2026.08.21 10:14:56

매출은 ‘각자도생’이면서 비용부담은 나누는 부당함 호소
접대비한도 본점이 다 소진…매년 가맹비 꼬박꼬박 납부
본점 합산 정부지원금 탓에 해고도 마음대로 못하는 실정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대형 세무법인의 지점 대표로 영업을 하고 있는 세무사들이 경비 처리 제한과 본점 차원의 인력 운영 규제, 가맹비 부담 등 각종 불만이 누적되면서 속속 개인 세무사 사무소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뜩이나 세무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름이 난 중대형 세무법인의 지점이 주는 브랜드 효과와 영업 기회에 대한 기대를 갖고 가맹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익은 적고 개인 사무소보다 부담과 규제만 많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H세무법인의 지점장으로 개업 6년 차를 맞은 S세무사는 20일 기자와 만나 “근무 태도가 매우 불량한 직원 한 명을 해고했는데, 이 때문에 세무법인 본점 차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비난을 지점장 총회에서 듣고 격분해 탈퇴를 결심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의 A세무서에서 조사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2021년 명예 퇴임한 S세무사는 또 “기장대리 영업에 필수적인 접대비를 본점 차원에서 합산 운용하기 때문에, 지점 대표로서 접대비로 비용처리 할 한도가 거의 없어 세금 부담도 만만찮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S세무사는 이와 함께 “당초 기대했던 본점 차원의 대형 고객 공동 수임은 6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매년 1회씩 가맹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무대리 고객들은 인공지능(AI)과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세무대리 비용을 최소화 하기 때문에, 한 해 수백 명 늘어난 세무사들은 이중삼중으로 격화된 경쟁에서 입에 풀칠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개업 7년 차를 맞은 C세무사는 “지속적인 물가 인상에도 기장 대리 수임료는 거꾸로 낮아지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C세무사는 “부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양도소득세나 상속・증여세 신고대리 수임 기회는 최소 20여군데 견적을 받고 세액 계산까지 해본 뒤 가장 낮은 수임료를 받겠다는 세무사에게 돌아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15년 약 9684명 수준이던 등록 세무사 수가 2025년 약 1만7000명 수준으로 급증(10년간 약 70% 이상 증가), 세무대리 시장의 공급 과잉과 개업 세무사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확연하다.

 

매년 세무사 시험 최종합격자가 700명 넘게 배출되고, 국세청 퇴직 세무사까지 더해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세무대리인들이 서울 등 수도권(특히 강남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내 과밀이 심화, 신규 개업이 휴폐업을 크게 웃돌아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신고 대리 중심의 전통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평가된다. 세무사들 사이에서는 ‘세무대리업은 길어야 10년, 짧으면 5년’이라는 자조적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신규 개업 후 3년 버티고도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증언이다.

 

개인 세무사 1인당 평균 매출은 수년째 3억 원 초중반 수준에 정체돼 있다. 지난 2020년 약 2.97억원에서 최근에야 3.4억원 안팎이다.

 

인건비와 임대료, 영업비용을 제외한 순이익률을 30% 안팎으로 잡아도, 세무사의 실수입은 평균 8000만~9000만 원대 수준이다. 중위소득은 더 낮아 6000만 원대라는 통계도 있다.

 

간혹 대형 로펌과 연결된 세무법인은 대기업이나 대자산가들의 세무조사 대응(입회) 서비스 기회가 있지만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기장료는 20년 가까이 제자리이거나 외려 하락했다. 과거 개인 10만 원대 이상에서 현재 개인 3만~5만 원, 법인 5만~8만 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원가 이하 출혈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인건비 상승과 뚜렷이 대비돼 세무사의 실수입 하락은 눈에 보일 정도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출산휴가로 대체인력을 뽑았을 경우, 휴가 복귀 후에도 고용이 유지돼야 정부 출산 지원 혜택이 취소되지 않아 매출 대비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세무사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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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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