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수출 552억달러 '호조'…절반이 반도체였다

2026.08.21 15:10:36

관세청, 8월 1~20일 수출입현황(잠정치) 발표
반도체 198.8% 급증할 때 승용차·선박·부품 일제히 마이너스
무역협회 "하계휴가·수주 따른 변동…구조적 위기 단정은 일러"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이달 중순까지의 우리나라 수출이 552억 달러를 넘어서며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수출 호조의 이면에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짙게 드리웠다. 전체 수출액의 47%를 반도체가 차지한 반면, 자동차·선박 등 전통 주력 제조업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며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8월 1~2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이 기간 총 수출액은 552억 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0% 증가했다.

 

 

반도체 260억달러 '폭풍 질주'…대중국 레거시 D램 수요 폭발

 

이번 수출 호황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8월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260억 3,200만 달러(원화 약 35조 9,47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98.8%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동기 24.6%에서 1년 만에 47.2%로 수직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반도체 수요가 집중된 대(對)중국 수출이 152억 6,000만 달러로 118.6% 급증했고, 홍콩(245.5%↑), 말레이시아(261.2%↑) 등 아시아 IT 공급망 거점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으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수출이 약 80억달러로 59.4%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박솔 차장은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대중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꼽았다.

 

박 차장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의 최신 GPU 공급이 막히자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자체 AI 칩을 다수 묶어 연산 성능을 보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DDR5 등 한국산 범용(레거시) D램에 대한 주문이 지난해 말부터 대거 몰리며 대중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낸드 생산역량 중 60% 이상이 이미 최소 3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체결된 상태여서 반도체 호조세는 내년까지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승용차·선박·가전 일제 급감…'외끌이 착시' 우려

 

반면 반도체 화려함 뒤편에서는 전통 주력 제조업 품목들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그늘을 드리웠다.

 

고용 창출력이 높은 승용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1% 급감한 15억 2,100만 달러에 머물렀고, 자동차부품(7억 9,700만 달러, -19.9%)도 동반 하락했다.

 

선박 수출은 60.5% 폭락(9억 1,400만 달러)했으며, 가전제품(3억 700만 달러, -3.4%)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제조업 전반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거시 지표상의 총 수출액 증가세가 주력 산업의 침체를 가리는 '통계적 착시'이자 구조적 위기 신호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입도 19% 증가… 반도체 장비(89.3%↑)·원유 늘고 가스는 감소

 

수입 부문에서는 에너지와 반도체 설비 관련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완제품(74억 7,000만 달러, 59.4%↑)과 원유(54억 3,800만 달러, 17.0%↑) 수입이 크게 늘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18억 7,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3% 급증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활발히 재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원유·가스·석탄 등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가운데, 석탄(11억 6,200만 달러, 52.5%↑)은 증가한 반면 가스(17억 2,000만 달러, -17.1%)는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가별 수입은 중국(98억 2,500만 달러, 27.9%↑), 미국(48억 1,700만 달러, 23.5%↑), 일본(31억 6,200만 달러, 34.1%↑), 대만(30억 4,500만 달러, 46.2%↑) 순으로 증가했다.

 

무역협회 "단기 통계 변동성일 뿐…구조적 위기 단정은 일러"

 

다만 무역업계 현장에서는 산업별 계절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박 차장은 "7~8월 자동차 업계는 통상 하계휴가와 노사 임금협상 일정으로 조업 일수와 생산량 변동이 크다"며 "올 하반기 제네시스를 포함해 10여 종의 하이브리드 신차가 미국 시장에 본격 출시되면 연간 기준 자동차 수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부진에 대해서도 "선박은 수년 전 수주한 건조 스케줄에 따라 순차 인도되는 특성이 있어 단기 수치로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중소 조선사까지 2028년 건조 도크가 가득 차 있을 만큼 현장 분위기는 견조하며, LNG선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향후 1~2년간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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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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