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택시회사가 기사의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4시간에서 3시간30분으로 줄인 임금협정은 최저임금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볼 소지가 크다'는 판단을 내놨다. 실제 근로시간 변화가 없는데다, 하루 3시간30분은 사납금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이유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택시기사 A 씨 등 3명(소송대리인 노성진 변호사)이 울산의 한 택시회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 중 A 씨와 C 씨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7월 9일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다213225).
사실관계를 보면 A 씨 등이 근무한 택시 회사는 2008년 노동조합 협정을 통해 임금체계를 바꾸고,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월 160시간에서 하루 4시간, 월 96시간으로 줄였다.
이후 소정근로시간은 2012년 하루 4시간, 월 92시간에서 2014년 하루 3시간30분, 월 80.5시간으로 단축됐다. 2016년 하루 4시간으로 늘었다가 2017년과 2019년 다시 하루 3시간30분으로 줄었다.
A 씨 등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무 형태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회사가 소정근로시간만 줄여 시간당 고정급이 최저임금을 넘는 것처럼 만들었다며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했다.
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항소심도 각 임금협정의 체결 경위와 소정근로시간 단축 폭 등을 고려하면 탈법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 또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해 양자 사이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된다"면서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1일 3시간30분은 1일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일부 파기 환송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