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도 국내 증시 조정과 누적된 물가 상승 부담이 겹 치면서 소비심리가 넉 달 만에 꺾였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재 경기에 대한 판단이 크게 나빠졌고, 가계 저축 상황에 대한 인식도 함께 낮아졌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이어졌던 상승 흐름도 석 달 만에 멈췄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종합해 산출한다. 100을 웃돌면 2003~2025년 장기평균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8월 지수 역시 기준선을 넘었지만 전월보다 낙관 정도는 약해졌다. 조사는 지난 3~14일 진행됐다.
한은은 실물경제의 양호한 흐름에도 국내 주식시장 조정과 그동안 누적된 물가 상승 부담이 체감경기를 낮춘 것으로 봤다.
세부 지표에서는 현재 경기에 대한 평가가 가장 크게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9로 한 달 새 5포인트 하락했다. 두 달 연속 내리면서 중동 전쟁 초기였던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경기전망CSI도 89로 3포인트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역시 각각 1포인트씩 낮아졌다.
자산 상황에 대한 인식에도 증시 조정의 영향이 나타났다. 현재가계저축CSI는 94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5월 93을 기록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가계저축에는 은행 예·적금뿐 아니라 주식과 펀드 등이 포함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가치 변화가 현재 저축 상황에 대한 평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현재가계부채CSI는 100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고용 전망도 약해졌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6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취업자 수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부진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가파르게 높아졌던 집값 상승 기대도 한풀 꺾였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127까지 오르며 202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달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대책 등이 발표되면서 상승 흐름이 멈췄다.
다만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100을 웃돌고 있다. 향후 1년 뒤 주택가격이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금리에 대한 전망은 소폭 낮아졌다. 6개월 뒤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금리수준전망CSI는 125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같았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6%로 변동이 없었다.
소비심리가 아직 기준선인 100 위에 머물고 있지만 경기 판단과 생활 여건 관련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의 개선 흐름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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