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해외 부동산이나 레버리지 등 고위험 공모펀드의 손실 위험이 한층 구체적으로 공개된다.
상품 구조에 따른 위험뿐 아니라 실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예상 손실폭, 운용사의 과거 동종 상품 손실 이력까지 투자자에게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모펀드 핵심 투자위험 표준안’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서식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새 서식은 다음 달 30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표준안은 해외 부동산펀드와 해외 리츠(REITs), 주가연계펀드(ELF), 파생결합펀드(DLF), 레버리지펀드, 인버스펀드, 커버드콜펀드, 목표전환형펀드, 금현물펀드, 해외재간접펀드 등 10개 유형을 대상으로 한다.
과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거나 상품 구조 자체의 위험도가 높고, 수익 구조에 대한 투자자의 오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상품들이 대상에 포함됐다.
앞으로 이들 펀드의 공시서류에는 공통적으로 ‘원본 손실 위험’을 명시해야 한다. 여기에 상품의 특성을 반영한 위험요인을 최대 3개까지 추가해 핵심 투자위험을 모두 4개 이내로 압축해 보여주도록 했다.
기존처럼 전문용어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손실이 어떤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를 투자자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표와 그래프 등 시각자료 활용도 확대된다.
◇ 지수 30% 하락하면 2배 레버리지는 60% 손실
상품 특성에 따라 반드시 안내해야 할 위험요인도 달라진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이 급락했을 때 투자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 규모를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단일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라면 해당 종목이 하루 하한가인 30%까지 떨어질 경우 펀드에서는 약 6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식이다.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에서 장기간 보유할수록 기초지수 누적수익률과 펀드 수익률 간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도 함께 안내된다.
해외 부동산펀드는 자산가격 하락으로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하거나 임대수익 감소로 배당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 등을 설명한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주요 위험요인에 포함될 수 있다.
ELF와 DLF는 여러 기초자산 가운데 일부만 기준가격 아래로 내려가더라도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투자자가 알기 쉽게 제시하도록 했다.
커버드콜펀드는 제시된 목표 분배율이 확정된 수익률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운용수익이 분배금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원금을 재원으로 분배금을 지급할 수 있어 분배금을 받으면서도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목표전환형과 금현물, 해외재간접펀드 역시 목표수익률이나 기초자산의 특성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과소평가되지 않도록 상품별 핵심 위험을 별도로 제시한다.
◇ 동종 펀드서 20% 넘게 잃었다면 과거 사례도 공개
운용사의 과거 손실 기록도 투자 판단 정보로 활용된다.
자산운용사가 같은 유형의 상품을 운용하면서 20%를 초과하는 손실을 낸 사례가 있다면 해당 내용을 새 상품의 공시서류에 기재해야 한다. 펀드명과 투자자산·지역, 손실 발생 시점과 손실 규모 등이 공개 대상이다.
다만 손실률을 계산하는 방식은 상품의 거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해외 부동산펀드처럼 투자기간 중 환매가 어려운 상품은 설정 이후 누적 손실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ETF처럼 투자자가 수시로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은 과거 고점 대비 저점까지의 최대 하락폭인 최대낙폭(MDD)을 활용한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투자자는 현재 판매되는 상품의 위험뿐 아니라 같은 운용사가 과거 유사한 상품을 운용하면서 어느 정도의 손실을 냈는지도 가입 전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제도 개선은 지난해 해외 부동산펀드에서 전액 손실 사례가 발생한 뒤 공모펀드 공시가 상품의 실질적인 위험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5~6월 ‘공모펀드 신고서 기재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표준안을 마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표준안은 펀드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투자가가 펀드 투자위험을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각 운용사가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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