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갑사의 황매화

2026.08.26 07:17:21

 

갑사의 황매화 / 임강식

 

 

갑사의 길목에 노란 불빛이 켜진다

봄이 살며시 등을 돌릴 즈음에

늦은 햇살 한 올 붙잡고

 

기다림이라는 다정한 이름을 품고

한 박자 늦게 피어나는 꽃

그래서 더 깊고 더 환한 희망의 얼굴

 

수많은 수술이 반짝이며

다섯 장 꽃잎 고요히 펼쳐

톱니 진 잎새 사이로

바람마저 걸음을 늦춘다

 

홑으로 맑고 겹으로 고와

시간을 겹겹이 포개며 피어난 마음

늦어도 괜찮다고

조용히 속삭인다

 

흐린 날이면 더욱 사랑스레

노란빛 밝혀 주는 너

 

산책길 끝 문득 마주한

황금빛 꽃동산

오래 기다린 봄의 끝자락에서

 

갑사의 황매화는

작은 불 모아 밝혀 두고

오늘도 다정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시인] 임강식

서울 거주

한양공대(졸)

전) 현대건설(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서울 지회)

대동문인협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갑사의 황매화를 바라보며 우리는 삶에도 저마다 피어나는 때가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남들보다 한 박자 늦게 피어난다고 해서 그 삶이 뒤처진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오래 기다린 시간만큼 마음은 더 깊고 환하게 여물어 간다. ‘늦어도 괜찮다’는 황매화의 속삭임은 서두르며 살아온 우리에게 잠시 걸음을 늦추라는 다정한 위로처럼 다가온다. 흐린 날 더욱 선명해지는 노란빛처럼, 인생의 어둠 또한 우리 안의 빛을 발견하게 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꽃이 피는 순간보다 꽃을 피우기까지 견디어 온 시간이 아름답듯, 사람의 삶도 결과보다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더 깊은 의미를 남긴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나니 나 또한 지나온 삶에서 늦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그때의 기다림도 내 안에 작은 불빛을 밝히기 위한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황매화처럼 서두르지 않고, 내게 오는 계절을 믿으며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오래 남는다.

 

[시인,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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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강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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