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권재열 경희대 교수가 영업이익 중 일정비율을 지급하는 N% 성과급에 대해 주주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법적 통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교수는 N% 성과급 관련해 적법한 통제가 이뤄지려면, 정관상 지급요건 및 방식을 명시하고, 개별 사안에 대한 주총승인을 받는 식으로 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회사법과 노동법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노란봉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한국공인회계사회 강당에서 한국감사인연합회가 주최한 제19회 감사인정책세미나에서 이러한 내용의 ‘자본주의 발전과 노사간 임금협상에 대한 상사법적 쟁점’을 발표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간 영업이익 중 일정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N% 성과급이 타결되면서 다른 대기업 노조에서도 같은 취지의 임금협상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반발도 있다.
권 교수는 상법과 회사법상 주주 우선주의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성과급은 주주이익 침해 여지가 있고, 이사회가 N% 성과급을 의결할 경우 이사회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충실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주주는 유한책임을 지는 위험자산(주권)을 보유하는 대신 의결권 및 배당받을 권리를 가진다.
배당 범위는 회사의 이익에서 매출‧영업‧자본비용 및 세금을 빼고 남은 순자산 가운데 법에서 요구하는 자본준비금을 뺀 나머지 돈에 대해서만 배당받는 게 가능하다.
권 교수에 따르면, N% 성과급의 성격은 그간 대법 판례를 볼 때, 통상임금이 아닌 초과성과달성에 따른 일시적 성과급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면, N% 성과급을 고정적으로 지급하게 되면, 명목은 인건비이나 실질적으로는 주주에 앞서 선순위 고정배당을 받는 결과가 나오고, 이는 위법한 배당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이를 정관변경이나 주주총회 승인도 없이 이사회 의결로 결정하면, 이사회가 주주의 의결권 무시 및 주주의 배당권한을 일방적으로 배척하여 이사에 대한 주주충실의무를 위배했다는 법적 쟁점에 휘말릴 수 있다.
또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N% 성과급을 결정하는 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영업이익은 자본비용과 세금, 법정 적립금을 빼지 않은 돈으로써 회사의 재무적 여력을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권 교수는 최근 대법이 경영성과급은 근로대가가 아니라고 판단한 취지에 맞춰 N% 성과급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배분은 이사회의 경영판단에 해당하며, 잔여이익은 주주의 권리이므로 정관에 성과급에 대한 일반사항을 정하는 대신 초과이익에 대한 성과급 책정을 위해선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상한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노란봉투법 개정을 통해 N% 성과급이 임금협상 대상인지에 대한 제도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초과이익 배분은 경영 사항이며, 근로조건과 이익배분을 구별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주주총회의 이익배당 결의 등과 노동법상의 조정 절차가 충돌하지 않도록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 N% 성과급 재원은 ‘경영 성과’
권 교수는 대법 퇴직금 청구 소송 판례를 통해 N% 성과급의 원천이 되는 초과이익의 성격을 규명했다.
지난 2월 대법 2021다219994 판결의 경우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에 들어가지 않고, 그러하기에 퇴직금에 포함될 수 없다고 보았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세후영업이익(EVA) 등에 맞춰서 매년 경영성과급(생산성 격려금)을 직원들에게 줬는데, 직원들은 이것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니까 퇴직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법은 경영성과급은 경영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이익에 따라 분배되는 돈이고, 근로의 양·질이 아니라 회사의 경영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노동에 대한 고정적 보상이 아닌 ‘경영 성과의 사후적 배분’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월 대법 2022다255454 판결은 서울보증보험 사건인데, 해당 회사에서는 ‘세전 당기순이익’ 등의 목표를 달성할 경우 지급하는 특별성과급이 있었는데, 이걸 14년간 지급했었다. 세전 당기순익이 늘어나려면, 고객들이 내는 보험료나 자산운용 성과 등이 늘어나거나, 아니면 고객에게 주는 보험료가 많지 않아야 한다. 대법은 이러한 성과는 근로에 따른 실적이 아니라 경영 상황 등에 따른 경영성과이며, 특별성과급의 재원이 이러한 불확실한 경영성과에 종속된다는 점에서 근로자의 권리에 포함되지 않으니 퇴직금에 반영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지난 1월 대법 2021다248299, 대법 2021다249506 판결은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TAI)’와 ‘성과 인센티브(OPI‧옛 PS)’가 모두 퇴직금 산정시 반영되는 평균임금이느냐가 쟁점이었다. 사실 1, 2심은 모두 불확실한 경영성과에 근거하니 둘다 평금임금이 아니라고 보았지만, 대법은 목표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이 맞고,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 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유는 역시 지급을 위한 재원의 원천이었는데, 목표 인센티브 원천은 부서별 재무성과 전략과제이행 정도 등 근로성과이고, 지급 변동 폭도 0~10% 정도로 제도화된 임금에 가까웠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는 변동 폭이 0~50%로 출렁였는데, 지급 원천이 사업부별 초과이익(EVA)에 기반했다. 대법은 EVA는 근로자가 노력해서 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고 보았기에 성격을 나누어 평균임금을 판단했다.
위 대법 판례를 종합하면, 현재 각 대기업 노조에서 요구하는 초과이익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물에 대한 배분이다.
권 교수는 상법 제388조 이사보수 관련 조문을 근거로 정관 외 지급하는 이사 보수는 주주총회 의결사항으로 둔 것을 근거로, 위 대법 판결들이 퇴직금의 성격을 직무수행의 대가로 본다면 상법 제388조의 규율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주총회 결의 없는 초과 지급분은 원천적 무효이며, 주주가 회사 측에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제기할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영업이익 기준, 네 가지 부작용
권 교수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일률적 성과급을 줄 경우 네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고도 짚었다.
권 교수는 첫째로 단기업적주의의 폐해를 우려했다. 경영진들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노조에 높은 성과급을 주고, 노조가 경영권을 지지함으로써 일종의 회사 자산에 대한 사적이익 추구 문제가 발생한다는 취지다. 실제 경영진들이 자신의 치적을 포장하기 위해 회사 자산의 무리한 매각 등을 통한 단기실적에 채우기로 회사 체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두 번째는 자본비용 미반영 문제가 있는데, 영업이익은 어디까지나 법정준비금, 자본비용, 제세금이 반영되지 않은 숫자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하면 자본(순자산) 영역이 줄어들게 된다.
세 번째는 회사의 주인인 주주를 제치고, 대주주와 노동자가 주주에게 갈 잔여이익을 얼마나 나눌지 결정하는 것이 정당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노동자는 회사에 대해 노임(勞賃)에 대한 채권자일 뿐, 채권자가 이익배분을 결정할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는 취지다.
권 교수가 네 번째로 꼽은 사유는 이사의 충실의무인데, 노사 측은 성과급 지급으로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경영진이 성과급 지급을 위한 단기 실적에 매몰될 경우 상법상 주주이익 충실 의무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고, 재투자 재원을 가져다가 성과급을 주면, 투자여력이 줄어든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 노란봉투법 개정, 이익배분 배제 통해 논란 해소
권 교수는 노란봉투법 적용범위가 근로조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으로 규정된 이상 N% 성과급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노란봉투법상 쟁의는 적법한 적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이익처분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 의결에 위임된 것, 초과이익이 잔여이익(배당재원)에 대한 이익배당이라면 노란봉투법을 이용한 N% 성과급 쟁의는 회사법상 배당과 충돌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밖에 N% 성과급 쟁의 허용은 임금 교섭이 아닌 이익배분을 쟁의로 고착화시킬 수 있고, 이익처분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지만 투자자의 신뢰 하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란봉투법을 개정할 때 ▲노동쟁의 대상에 경영사항은 제외 ▲이익분배는 근로가 아닌 경영사항임을 구분 ▲노동위가 노동쟁의 대상임을 심사 ▲회사법상 배당과 노동쟁의 조정 절차간 충돌 방지하는 등의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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