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올해 우리경제가 4% 이상 성장률을 달성하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후, 한국은행이 과연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4%대까지 높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기대 이상의 수출 호조와 대규모 재정 정책 효과 등을 근거로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1%포인트(p) 이상 뛰어 4%대에 이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약 3개월 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예상했던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 직후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 빠른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무엇보다 수출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상당 폭의 성장률 상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4월 수출액(511억9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41.1%나 급증했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1억3천만달러)도 29.4% 늘었다. 관세청이 잠정집계한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액(311억2천만달러)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3% 뛰었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증가율이 59.1%에 이를 정도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도 경제 성장률 조정 과정에서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고려될 전망이다. 기존 2월 성장률 전망치(3.0%)에는 구체적 규모, 지원 대상 등이 확정되지 않아 '4차 재난지원금'의 효과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새 전망에는 재난지원금 영향이 포함되고, 여기에 향후 자영업자 손실보상 등 추가 재정정책 기대효과까지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도 '4%대 성장률 전망'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나 대면서비스 부문은 어렵지만, 나머지 경제는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많이 좋은 편"이라며 "향후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등 재정확장 정책이 더해지고, 완화적 통화정책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은이 4%대 성장률을 전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리질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대규모 재정사업까지 실행되면 올해 4%대 성장도 가능하다"며 "한은도 (수정 전망에서) 이런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5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4.3%로 1%포인트나 올렸고, 9일 한국금융연구원도 한국 경제가 올해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을 1.2%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JP모건 역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1%에서 4.6%로 상향 조정했고, 같은 달 14일 LG경제연구원은 2.5%에서 4.0%로 무려 1.5%포인트나 높여 잡았다. 물론 한은의 다소 '보수적' 경제 전망 성향으로 미뤄 새 성장률 전망치가 3%대 후반에 머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예상보다 선전하고, 수출 기업의 투자도 많이 늘어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한은의 과거 전망을 보면 경기가 안 좋을 때 덜 안 좋게, 경기가 좋을 때 덜 좋게 보는 경향이 있어 이번에 상향 조정을 하더라도 3%대 후반 정도를 내놓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만약 한은이 27일 4%대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면 이는 올해 2∼4분기 분기별 성장률이 최소 0.7∼0.8%에 이를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올해 1분기 성장률(직전분기대비) 속보치(1.6%)를 공개하면서 "산술적으로 나머지 분기별 성장률이 0.4∼0.5%를 유지하면 연간 성장률은 3.6%, 0.6∼0.7%면 3.8%가 된다. 분기별 성장률이 0.7∼0.8% 정도면 연간 성장률은 4.0%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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