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해외직구와 SNS, 라이브커머스를 타고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이른바 ‘짝퉁’ 유통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관세청이 온라인 중심의 특별단속에 나섰다.
관세청의 이러한 온라인 중심의 단속 변화는 단순한 위조 상품 단속 외에도, 변화하는 유통 구조에 대응하기 위한 수사 방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세청은 오늘(4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국 34개 세관에서 ‘K-브랜드 등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에는 본청 조사총괄과를 중심으로 전국 세관 전담 수사팀이 투입되며, 온라인 판매자 정보 분석과 기획 단속이 병행될 예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재권 침해 단속 실적은 2,789억 원으로, 전년(1,705억 원) 대비 약 64% 급증했다. 특히 의류가 1,206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적발 건수 자체의 증가보다는 대형 적발 건에 의류 물량이 대거 포함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 유통 환경의 변화와 ‘쪼개기 반입’의 기승
이 같은 급증 배경에는 유통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해외직구 시장의 확대가 주요 요인이다. 소량·다품종 형태의 직구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를 악용한 이른바 ‘쪼개기 반입’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단속 사각지대도 넓어졌다.
유통 방식 또한 달라졌다. 과거 폐쇄적인 경로를 통해 은밀히 거래되던 위조 상품들이 최근에는 SNS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확산 구조 속에서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지며 시장 규모가 급격히 팽창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단속 ‘타깃’의 이동이다. 과거에는 루이비통,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K-뷰티, K-푸드 등 국내 브랜드가 주요 위조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 제품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이 오히려 위조 상품 확산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 교묘해진 수법…“국내 배송인 척 소비자 기만”
최문기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전화 취재에서 “과거처럼 컨테이너 밀수를 통해 국내 중간 유통업자에게 넘기는 방식 대신, 최근에는 지재권 침해 사범들이 해외직구를 가장해 소량씩 들여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짐에 따라 온라인 중심의 정보 분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이어 “중국 발송 물품임에도 국내에서 배송되는 것처럼 속여 소비자가 정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기만행위가 확실히 차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위조 상품 유통이 단순한 상표권 침해를 넘어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속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세청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 내 지재권 침해 물품을 지속적으로 적발하고 있으며, 플랫폼 업체들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이미 지난 2024년부터 통신판매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유통 실태 조사를 시행하며 자체 검증 체계와 소비자 보호 제도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 자율 개선의 한계…수사망 촘촘히 구축
하지만 플랫폼과의 정보 공유 및 자율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이 온라인 직구로 구매하는 방대한 물량을 일일이 확인하고 적발하는 데 물리적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관세청은 이번 특별단속을 통해 방어 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할 방침이다. 거점 세관 7곳에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지재권 사건에 집중하도록 했으며, 본청 조사총괄과가 컨트롤타워로서 정보 수집과 기획 단속을 총괄하며 세관 간 정보를 공유한다.
관세청은 특별단속 기간이 지난 후에도 전 단계에서 이관 받은 지재권침해 사건과 함께 관련 정보들을 이어받아, 올해 1월부터 새로 생긴 조사 정보계에서 전 세관별 사건 분석과 정보를 수집해 나갈 방침이다.
지재권 침해 물품은 이제 단순한 가품의 차원을 넘어섰다. 화장품, 식품, 의약품 등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품목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산업 보호뿐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해서도 엄정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범죄 수법도 치밀해지고 있다. 일부 조직은 국내 택배 송장을 미리 부착해 정상적인 국내 배송으로 위장하거나, 원산지를 제3국으로 속여 우회 반입하는 방식까지 활용하고 있다. 단순 밀수를 넘어 조직적·지능적 범죄 양상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는 타인의 권리 침해를 넘어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유통 전 단계에 걸친 강력한 단속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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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보는 지재권 적발 수법] “미국서 온 정품이라더니…” 짝퉁 유통의 진화, 수법도 ‘글로벌’
관세청의 이번 특별단속 배경에는 갈수록 교묘해지는 위조 상품 유통 수법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적발된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단순 밀수를 넘어 국가 간 배송 경로를 세탁하거나 국내 택배 송장을 도용하는 등 지능적인 범죄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 ‘1,200억대’ 역대급 위조 명품 조직 일망타진
※ K-뷰티 인기에 무임승차…‘송장 바꿔치기’로 정품 위장
※ 미국 거쳐 들어온 중국산 짝퉁? ‘국가 세탁’ 수법 등장
이들은 미국 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마치 미국 본토에서 정품이 발송되는 것처럼 꾸몄다. 이런 방식으로 유통된 위조 화장품은 약 13만 점, 시가 180억 원 규모에 달했다.
최문기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배송 추적 서비스나 정품 인증 마크까지 정교하게 위조하는 시대”라며 “해외직구 시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판매처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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