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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9 (화)

[예규·판례] 해외 본부에 낸 3% 수수료의 두 얼굴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글로벌 가구 브랜드가 해외 본부에 내는 매출액 3%의 프랜차이즈 수수료. 이는 수입 물품에 매겨지는 ‘브랜드값(과세 대상)’일까, 아니면 단순히 국내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값(비과세 대상)’일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가구 브랜드 E사의 국내 판매법인은 2018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해외 공급업체로부터 가구와 생활용품을 수입하며 대금을 치렀다. 이와 별도로 해외 본부 A와 맺은 프랜차이즈 계약에 따라 국내 순매출액의 3%를 수수료로 냈다. 세관은 이 3% 안에 물품 수입을 위한 '상표권 등 권리사용료'가 포함돼 있다고 보고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회사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으로 사건을 끌고 갔다.

 

관세는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출발점은 수입자가 물품을 사기 위해 실제로 지급했거나 지급해야 할 가격이다. 하지만 송장에 적힌 물품값만 보는 것은 아니다. 수입자가 물품대금과 별도로 상표권, 특허권, 디자인권 같은 권리의 대가를 지급했다면, 일정한 경우 그 돈도 과세가격에 더해진다.

 

다만 조건이 있다. 그 돈이 수입물품과 관련돼 있어야 하고(관련성), 그 돈을 내는 것이 물품을 사기 위한 조건(거래조건성)이어야 한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다. 그 3%가 ‘국내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돈’인지, ‘E 상표가 붙은 수입물품을 들여와 팔기 위한 돈’인지가 쟁점이 됐다.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짚은 핵심은 다음 세 가지다.

 

① 명목은 ‘가맹비’…심판원 “상표권 사용료 성격 있다”

 

회사는 이 돈이 순수한 가맹비라고 주장했다. E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권리, 리테일 시스템, 매장 노하우, 광고·마케팅 기법 등을 쓰는 대가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단순히 상표가 붙은 물건이 아니라, E 매장에서 구현되는 쇼룸과 홈퍼니싱 아이디어라는 설명도 내놨다.

 

하지만 심판원은 수수료와 수입물품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프랜차이즈 계약상 제공되는 권리 안에 E 마크가 포함된 지식재산권이 들어 있고, 실제 수입물품 다수에 E 상표가 붙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품 관련 계약에서도 E 로고와 워드마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명목은 프랜차이즈 수수료라도, 그 안에는 상표권 사용 대가가 들어 있다고 본 것이다.

 

② "수수료 안내면 수입도 불가"…'거래조건성' 충족

 

상표와 관련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세가격에 상표권 사용료를 더하려면, 그 돈을 내는 것이 수입물품을 사기 위한 조건이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도 심판원은 세관 쪽 판단을 받아들였다. 국내 판매법인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되고, 사실상 E 상표가 붙은 제품을 수입해 팔기 어려운 구조라고 봤다. 또 해외 본부가 디자인, 제품 개발 등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어 국내 판매법인이 독자적으로 구매처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상표권 사용료는 이미 물품가격에 포함돼 있다”고 항변했으나 이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계약에 2차 라이선스가 제품가격에 포함된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소급 적용된 데다, 공급업체가 실제로 상표권 대가를 해외 본부에 따로 지급했다고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봤다.

 

③ 세관 '전액 과세'엔 제동…“매장 운영값은 나눠야”

 

결정의 핵심은 여기서 갈렸다. 심판원은 과세 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세관의 전액 가산에는 제동을 걸었다.

 

프랜차이즈 수수료에는 수입물품에 붙은 상표를 쓰는 대가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다. 심판원은 E 리테일 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수수료 안에는 상표권 이외에도 국내 매장 운영권, 지식재산권 사용, 라이선스, 경영·영업활동 지원, 교육 대가도 섞여 있다고 봤다.

 

따라서 세관이 수입 이후 국내 매장을 운영하고 영업활동을 지원받기 위해 지급한 부분까지 모두 수입물품의 가격으로 묶어 과세한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세심판원은 인천세관에 과세표준과 세액을 다시 계산하라고 했다. 프랜차이즈 수수료 중 수입 이후 국내에서 주로 이뤄진 활동, 상표권 사용과 직접 관련 없는 매출 등에 대응하는 금액은 과세가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다.

 

[참고 심판례: 인천세관-조심-20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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