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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9 (화)

[르포] '왁자지껄, 때로는 뭉클'…현대회계법인의 20살 생일잔치

최운열 회계사회장 “중견 회계법인의 모범적 성장모델” 덕담
김기영 회계학회장 “빠른 기술진보에도 회계는 신뢰의 언어”
최고 성악가의 ‘마이웨이’ 들으며 눈가 촉촉해진 곽규백 대표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2006년 4월 1일 창립했습니다. 저도 초창기 멤버였죠. 당시 사무실 앞 휘문고등학교에 ‘개교 100주년’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는데, 오늘 와보니 ‘개교 120주년’ 플래카드가 걸려 있더군요. 그러니까 우리도 20년이 된 겁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2층 매그놀리아홀에서 열린 현대회계법인 창립 20주년 기념식. 곽규백 대표(공인회계사)는 기념사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소 특유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는 곽 대표였지만, 이날만큼은 첫 인사말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20년 세월이 한순간에 스쳐 지나간 듯했다. 그는 행사 내내 임직원들과 함께 20주년의 의미를 여러 호흡으로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김기영 한국회계학회 회장(명지대 부총장·경영학과 교수), 박인호 강남세무서장, 박영철 한국남부발전 부사장 등 외빈들이 참석해 축사와 덕담을 전했다.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바리톤 성승욱과 소프라노 오신영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더했다. 두 사람 모두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한 뒤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온 성악가들이다.

 

 

 

 

창립 멤버들과 장기근속자들은 축가가 이어지는 동안 남다른 감회에 잠긴 표정이었다. 성승욱 바리톤이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부를 때는 곽규백 대표의 눈가가 살짝 젖는 모습도 보였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축사에서 “현대회계법인은 특화된 전문성과 안정적인 품질관리를 통해 성장한 중견 회계법인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회계의 투명성을 약화시키는 여러 도전에 직면한 시기일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수임료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직무 품질 중심의 건전한 수임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축사 원고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더 길게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해 행사장에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1990년 공인회계사로 첫발을 디딘 김기영 한국회계학회 회장도 현대회계법인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50주년이 되는 시점에는 지금보다 20배 규모로 성장한 회계법인이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대회계법인이 걸어온 지난 20년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외부감사법 전면 개정, 신외감 제도 시행 등 회계 환경의 거대한 변화와 맞물린 시기였다고 짚었다.

 

그는 “회계법인은 단순한 감사인을 넘어 자본시장과 공공의 신뢰를 떠받치는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AI 시대에도 회계가 ‘신뢰의 언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인호 강남세무서장 역시 축사를 통해 “현대회계법인이 앞으로 3년 안에 상위 10대, 10년 안에 상위 5대 회계법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0년 공직에 입문했을 당시 국세 세수는 50조원이었는데 올해는 400조원 수준이 됐다”며 “기업의 성장과 이를 투명하게 감사하고 성실 신고를 이끈 공인회계사들의 역할이 컸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영철 한국남부발전 부사장은 축사에서 “회사 감사위원장(비상임이사)을 맡고 계신 김성완 회계사님(현대회계법인 부산지점장)과의 인연으로 귀한 자리에 초대받았다”라면서 “20주년을 맞은 현대회계법인이 대한민국 회계 감사 분야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더욱 큰 발전을 이뤄 나가시기를 기원한다”라고 덕담했다.

 

아울러 박 부사장은 “공기업은 특히 정확한 재무 정보와 신뢰할 수 있는 회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해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어, 회계 투명성과 건전한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회계법인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에이전틱 AI(Agentic AI)’ 특별 강연도 진행했다.

 

강연에 나선 강영식 명지대 교수는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형 AI”라며 “AI의 효율성과 회계사의 통찰이 결합한 ‘지능형 전문성’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익표·정정호·안병준·함윤 회계사가 법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경기도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함윤 회계사는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오래 근무했을 뿐”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경품 추첨에서 가장 먼저 당첨돼 S사 스마트워치를 받는 행운도 안았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함 회계사는 법인 시니어 그룹 일원으로 이번 행사에 찬조금도 낸 인물이었다. 행사 내내 가장 크게 웃고 기뻐한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곽규백 대표와 유창우 경영관리본부장 등 경영진은 이번 20주년 행사 준비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회계업계를 둘러싼 환경 변화와 각종 현안 속에서 젊은 회계사들에게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전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현대회계법인은 아직 ‘최고의 회사’는 아닐지 몰라도, 그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열정과 통찰만큼은 구성원들과 충분히 공유한 분위기였다.

 

15명으로 출발해 230여명 규모로 성장한 조직. 행사장을 끝까지 지킨 구성원들은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삼삼오오 자리를 옮겨 소주잔을 기울였다. 지난 20년의 희로애락을 되짚으며, 또 다른 20년을 기약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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