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류성현 변호사)
1. 사실관계
호텔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A(이하 ‘A호텔’이라 한다)는 고객들에게 결혼예식 용역을 제공하면서, 동일한 장소에 별도로 설립한 화훼 도소매업체 주식회사 B(이하 ‘B플라워’라 한다)를 통해 예식장 내 생화 꽃 장식을 공급하였다.
A호텔 측은 B플라워가 공급한 생화 장식이 현행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가공되지 아니한 농산물(생화)’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라고 판단하여 관련 세금을 신고 및 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해당 꽃 장식의 공급이 면세되는 재화의 공급이 아니라,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결혼예식 용역의 일부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꽃 장식 수입금액을 예식 용역 매출에 합산하여 A호텔 측에 약 1억 5,400만 원(가산세 포함)의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경정·고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A호텔은 구제받을 수 있을까.
2. 쟁점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1호는 ‘가공되지 아니한 농산물(생화)’의 경우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부가가치세법 제14조는 주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공급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재화 또는 용역의 경우에는 주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예식장에 설치되는 꽃 장식의 공급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재화(생화)의 공급’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가사 해당 꽃 장식을 재화의 공급으로 인정하더라도, 이를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주된 거래인 결혼예식 용역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거래로 보아 전체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된다.
3. 원고의 주장
이에 대해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첫째, 이 사건의 꽃 장식 공급은 고객이 대금을 지불하고 생화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예식이 끝난 후 하객들이 가져갈 수 있게 하는 등 자유롭게 처분한다는 점과, 사업자가 직접 생화를 매입해 원래의 성질을 유지한 채 단순 가공만 거쳐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단순한 장식 용역이 아닌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재화의 공급’으로 보아야 한다.
둘째, 주된 용역인 결혼 예식을 제공하는 본점 사업장과 꽃 장식을 공급하는 부서는 독립적인 신고 의무를 지는 별개의 공급 주체이므로 주된 거래에 종속되는 부수 재화로 묶을 수 없으며, 설령 하나의 주체로 가정하더라도 생화 장식은 고객의 선택 사항이고 조화를 사용하는 예식장도 많다는 거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결혼 예식에 통상적으로 필수 결합되는 공급으로 볼 수 없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그 구체적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계약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는 단순히 생화라는 물건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어 아름답게 꾸며진 예식장 공간을 이용하는 데 있다.
예식이 종료된 후 하객들에게 꽃을 포장해 나누어 주는 관행이 존재하더라도, 이는 한 번 사용 후 폐기해야 하는 생화의 사후 처리 방식 중 하나일 뿐, 이를 근거로 고객이 온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재화의 공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꽃 장식의 공급은 재화가 아닌 ‘용역의 공급’으로 보아야 한다.
둘째, B플라워의 꽃 장식 공급은 A호텔의 예식 용역과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계약 체결과 대금 결제가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등 거래의 관행상 주된 용역인 결혼 예식에 통상적으로 부수되어 공급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설령 꽃 장식을 재화의 공급으로 가정하더라도 주된 용역인 결혼 예식에 포함되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5. 평석
본 대법원 판결은 실질과세의 원칙을 복합 거래에 적용한 사례로서 의미를 지닌다.
납세자는 세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세 사업과 면세 사업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본 사안에서도 A호텔은 예식업(과세)과 화훼 도소매업(면세)의 사업장을 분리하고 대금을 별도로 책정하는 등 외형상 독립된 거래인 것으로 구성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고객이 궁극적으로 ‘장식된 공간을 이용하고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경제적 실질이라는 점에 비추어 이를 하나의 일체화된 용역으로 포섭하였다.
또한, 본 판결은 특정 물품이 주된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으로 수반되고 일괄적인 계약 체계를 띤다면, 아무리 별도의 사업자를 통해 공급되더라도 주된 거래의 과세 여부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주된 거래와 종된 거래가 혼재된 이른바 ‘혼합계약’에 있어서 부수성(附隨性)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판결은 웨딩업계뿐만 아니라 공간 대여, 행사 기획, 인테리어 등 재화와 용역이 결합하여 제공되는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세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즉, 단순히 사업자등록을 분리하거나 계약서를 나누는 형식을 취하는 것으로 조세를 회피하려 하지 말고 거래의 실질에 부합하는 적법한 세무 처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5두35626 판결]

[프로필] 류성현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 미국 Duke University School of Law (LL.M.)
•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석사 수료)
• 사법연수원 제33기
•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 서울대학교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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