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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7 (금)

[예규·판례] 자녀 계좌로 간 부친 주식…심판원 “증여 아닌 명의신탁”

대출 목적 일시 이전 후 1년 만에 환원
“실제 재산 증가 없고 조세회피도 사소”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자녀 명의로 이전된 주식이라도 실제 재산가치 증가가 확인되지 않고, 조세회피 목적 없는 명의신탁 및 환원에 불과하다면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는 조세심판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심판원은 최근 상속·증여세 부과처분 불복 사건에서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과세당국이 부과한 증여세 처분을 취소했다.

 

쟁점은 부친 명의 주식이 자녀 계좌로 이전된 뒤 약 1년 후 다시 부친과 모친에게 이전된 거래를 증여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과세당국은 가족 간 주식 이전과 반환을 각각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앞서 과세당국은 2022년 12월 부친이 자녀 계좌로 주식 4만8900주를 이체하고, 이후 2023년 12월 자녀가 부친과 모친에게 각각 주식을 다시 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당국은 최초 주식 이전은 부친의 자녀에 대한 증여, 이후 반환 과정은 자녀의 부모에 대한 재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결정·고지했다.

 

청구인 측은 해당 주식 이전이 증여가 아니라 신용거래 한도 확대와 대출 등을 위한 일시적 명의신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자녀가 주식을 실질적으로 사용하거나 처분한 사실이 없고,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 등 경제적 이익도 실질적으로 부친에게 귀속됐다는 취지다.

 

반면 과세당국은 청구인들이 명의신탁 약정서 등 객관적 증빙을 제시하지 못했고, 자녀가 실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또 부친이 주식을 자녀 명의로 이전하면서 대주주 요건에서 벗어났고, 배당소득세 부담도 일부 줄어든 만큼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심판원은 우선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에 해당하려면 재산가치 증가가 있어야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자녀의 재산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자녀가 주식을 이전받은 지 약 1년 뒤 부친과 부친이 지정한 모친에게 주식을 모두 돌려준 점에 주목했다. 실제 대출 실행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출 등을 받을 목적으로 주식을 명의수탁했다는 청구인 측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조세회피 목적 여부도 주요 판단 기준이 됐다. 심판원은 부친이 자녀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한 결과 2022년 말 기준 대주주에 해당하지 않게 된 사정은 인정했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해당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없어 실제 양도소득세 회피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배당소득세 부담이 일부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도 심판원은 쟁점주식 거래 규모 등에 비춰 사소한 조세경감에 해당한다고 봤다. 단순히 소액의 세 부담이 줄었다는 사정만으로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자녀가 부친으로부터 쟁점주식을 증여받았거나,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명의신탁을 받은 것으로 본 과세당국 처분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심판원은 자녀가 주식 전체를 부친에게 반환하지 않고, 부친이 지정한 모친에게 일부 주식을 이체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과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당 주식은 부친이 모친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별론이라는 취지다.

 

이번 결정은 가족 간 주식 이전이라도 단순한 명의 변경만으로 곧바로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실제 재산가치 증가 여부, 명의신탁의 목적, 주식 반환 경위, 실제 조세회피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참고 심판례: 조심-2025-서-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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