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2.7℃흐림
  • 강릉 19.7℃흐림
  • 서울 24.1℃흐림
  • 대전 26.5℃흐림
  • 대구 22.1℃흐림
  • 울산 19.1℃흐림
  • 광주 28.3℃구름많음
  • 부산 22.3℃흐림
  • 고창 27.1℃흐림
  • 제주 22.8℃흐림
  • 강화 22.6℃맑음
  • 보은 24.0℃흐림
  • 금산 25.5℃구름많음
  • 강진군 27.1℃구름많음
  • 경주시 19.2℃흐림
  • 거제 23.1℃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2026.06.07 (일)

[예규‧판례] 대법 ‘회생계획에 윗물‧아래물 없다…선순위라도 회생계획 따라 변제”

회생계획 내 별도 약정이나 계획 자체 하자 없어
1‧2순위 채권 있어도 회생계획 내 변제 방법 따르는 것이 맞아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대법원이 회생계획 수행 후에는 채권 변제 순위와 관계없이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대법원 3부, 재판장 노경필)은 1순위 채권자 A유동화전문회사가 2순위 기술보증기금을 상대로 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회생 관리인이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한 건 회생계획에 부합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대법 2023다287663, 26. 5. 20.).

 

대법은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으면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는 회생계획에 따라 변경되며, 채무자회생법상 권리변경이란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에 의하여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가 그 회생계획의 내용대로 실체적으로 변경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쟁점은 회생계획에 따라 빚을 갚더라도, 회생계획 인가 전 걸려 있는 채권 순위에 따라 빚을 갚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었다.

 

한 명의 채무자가 여러 군데서 돈을 꾸다보면, 채권자가 늘어나고, 채권에도 순위가 붙게 된다.

 

보통은 우선 순위 채권자가 먼저 돈을 받고, 후 순위 채권자가 다음으로 돈을 받게 된다.

 

채무자가 빚이 너무 쌓여서 파산해버리면 이 채권 순위 순서대로 채권자들이 돈을 받게 된다.

 

그런데 파산이 아니라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파산은 말 그대로 회사 문 닫고 자산 몽땅 팔아 빚 갚으라는 것이지만, 회생절차는 어느 정도 자산 팔아서 빚은 갚지만, 적어도 회사가 영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살려줘서 다시 살리는 것(회생)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투자자나 채권자 등의 입장에서 회사를 살려서 받는 돈이 회사를 죽여서 받는 돈보다 많아야 회생이 진행될 수 있다.

 

그래서 투자자, 채권자들도 당장은 좀 손해같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회생계획을 결정해준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이 개입해서 빚을 좀 깎아주고, 채권자들에게 얼마 갚을지도 정해주고, 회사가 중간에 장난치지 못하도록 회생계획을 관리인을 두기도 한다.

 

이 사건 1순위 채권자인 유동화전문회사(원고)는 원래 52억1440만원 정도를 꿔줬고, 2순위 채권자 기술보증기금(피고)은 3억9690만원을 꿔줬는데, 회생계획에 따라 현금으로 갚을 채권액수는 각 41억7150만원, 3억1750만원으로 결정됐다.

 

회생 관리인은 회생계획에 따라 회생 1차연도 변제시기‧계획에 맞춰 원고에 37억7500만원, 피고에 2억8730만원을 갚았다.

 

그러자 원고는 내가 1순위 채권자인데, 왜 2순위에게도 빚을 갚느냐, 민법상으로도 1순위 채권자 것부터 다 갚고, 그 다음에 2순위한테 돈 주는 게 맞다, 회생계획을 보더라도 나를 1순위, 기술보증기금을 2순위로 설정해놨는데, 왜 2순위한테 돈 주냐, 2순위가 회생 관리인에게서 받은 돈 2억8730만원은 1순위인 나에게 주는 게 맞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원고의 주장이 맞다고 보았다.

 

원심이 끌고 온 법리는 1순위와 2순위간 회생담보권 권리설정 순위에 따라 변제, 즉 회생계획에도 1순위와 2순위가 있으니까 민법상 원리에 맞춰서 1순위 거부터 다 갚고, 2순위는 그 다음에 받는 게 맞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법은 회생계획에 1, 2순위 있는 건 맞는데, 회생계획에 따라 어떻게 빚 갚겠다고 결정한 게 있으면, 그거에 맞춰 빚 갚는 게 맞다고 보았다.

 

애초에 법원 회생절차란, 있는 빚도 일부 깎아줄 정도로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그렇게 부여한 이유가 죽어가는 회사를 살리는 차원도 있지만, 각 채권자 간 적절한 수준으로 빌려준 돈을 돌려받고, 빨리 사안을 종결하는 차원도 있다.

 

그래서 채무자회생법의 최고 핵심은, 채권자부터 주주까지 저마다 권리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일단 회생절차에 들어오면, 회생계획에 따라 새롭게 재단된 권리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빚이나 권리를 신규 발급된 주식으로 받든, 현금으로 받든 마찬가지다.

 

이 사건 회생계획에는 채권자 별로 깎이는 채권액의 액수, 빚 대신 받을 수 있는 신규 주식, 현금으로 받는 빚의 액수, 1차 연도에 채권자별로 갚을 액수, 2~10차연도까지 채권자별로 나눠서 갚을 빚의 액수 등이 설정돼 있었다.

 

대법은 회생계획에 원고가 1순위, 피고가 2순위로 설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이 있긴 한데, 계획 내 ‘자금수지계획표’를 보면 회사가 빚 갚으려고 마련한 돈이, 1순위 돈을 다 못 갚을 금액이어도, 1순위한테 다 주는 게 아니라 채권자별 분할 변제 계획에 따라 갚겠다고 계획하겠다고 나와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 회생계획은 원고, 피고 그리고 이 회사와 관련된 사람들이 모인 ‘관계인집회’에서 결정되었으므로 원고도 이 계획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 피고 등이 계획에 특별 약정을 하나 파 두는 식으로 뒷문을 하나 마련할 수는 있겠지만, 이 회생계획안엔 그러한 뒷문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법은 회생계획을 달리 해석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회생계획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회생계획에 따라 빚을 갚은 것을, 채권 순위에 따라 갚으라고 판단한 건, 법리 오해라고 판단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