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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2 (일)

[예규·판례] 가업승계 과세특례, 예금 만기만 보고 배제 못한다

3개월 초과 단기금융상품·골프회원권 일부 사업관련자산 인정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할 때 법인이 보유한 금융상품을 단순히 만기 3개월 초과라는 이유만으로 사업무관 자산으로 볼 수 없다는 조세심판원 판단이 나왔다. 실제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인지, 회사의 자금 운용 구조와 사용 경위가 어떠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골프회원권 역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면 무조건 사업무관자산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일부 금융상품과 과거 처분된 골프회원권까지 모두 사업관련자산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어서 가업승계 과세특례에서 사업무관자산 판단 기준을 둘러싼 실무상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심판원은 최근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 관련 불복 사건에서 청구인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과세당국이 부과한 증여세를 경정하라고 결정했다.

 

쟁점은 청구인이 부친으로부터 비상장법인 주식을 증여받으면서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를 신청한 이후 불거졌다. 청구인은 2021년 5월과 2023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부친으로부터 법인 주식을 증여받고 특례를 적용해 증여세를 신고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이후 감사 과정에서 해당 법인이 보유한 만기 3개월 초과 금융상품과 골프회원권을 사업무관자산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가업승계 과세특례 적용 대상 과세가액을 다시 계산했고, 청구인에게 증여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가업승계 주식 증여세 과세특례는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다만 법인이 보유한 자산 중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산은 특례 대상에서 제외된다. 영업과 무관한 예금이나 투자성 자산까지 낮은 세율의 특례를 적용받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번 사건에서 과세당국은 만기가 3개월을 넘는 금융상품은 영업활동에 직접 사용하는 현금성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법인이 보유한 골프회원권도 거래처 접대 목적 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업무관자산으로 봤다.

 

이에 청구인 측은 반박했다. 해당 법인은 매출 변동성이 크고 매출원가율이 높아 매입비와 인건비 등 운영자금 수요가 컸으며, 금융상품은 장기 투자 목적이 아니라 영업활동에 필요한 예비자금이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일부 금융상품은 만기 도래 후 구매자금과 관리비 등에 사용됐고, 2022년 영업손실 발생 당시 금융상품 잔액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골프회원권에 대해서도 원자재 확보와 로스율 관리 등 거래처와의 긴밀한 업무 협조가 필요한 사업 구조상 접대 목적 보유였다고 주장했다. 법인 규모와 거래 관계를 고려하면 회원권 보유가 과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심판원은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청구인 측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해당 법인은 매월 매입비와 인건비 등으로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고, 매출처의 대금 지급 지연이나 일시적 자금경색에 대비하기 위해 2~3개월가량의 예비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특히 금융상품을 단순히 장기간 묶어둔 것이 아니라 3~6개월 단기예금 형태로 운용하면서 매월 만기가 돌아오도록 관리한 점에 주목했다. 필요할 때 영업활동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관리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실제 2022년 해당 법인에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금융상품 일부가 구매자금과 관리비 등 영업활동에 사용되면서 잔액이 줄어든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심판원은 쟁점 금융상품이 영업 목적 외에 중장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성 자산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장기금융상품을 제외한 만기 3개월 초과 단기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사업관련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과세당국이 이를 사업무관자산으로 분류해 가업승계 과세특례 적용가액을 줄인 처분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골프회원권에 대해서도 일부 청구인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해당 법인이 거래처와 원자재 확보, 로스율 관리 등에서 긴밀한 업무협조가 필요했고, 접대 목적상 골프회원권이 필요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모든 회원권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2020년 말 기준 법인이 보유한 골프회원권은 4개였지만 2023년 말에는 2개로 줄었다. 심판원은 매출 규모와 직원 수 등을 고려할 때 2개 보유는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2022년에 매도한 2개 회원권은 이후 다시 취득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당초부터 필수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심판원은 만기 3개월 초과 단기금융상품과 일부 골프회원권을 사업무관자산에서 제외해 가업자산상당액을 다시 계산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도 경정 대상이 됐다.

 

이번 결정은 가업승계 과세특례에서 사업무관자산을 판단할 때 형식적 기준만으로 과세 여부를 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상품의 만기, 계정 분류, 자산 명칭만이 아니라 실제 보유 목적과 사용 흐름, 기업의 영업 구조,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만기 3개월 초과 금융상품이라도 회사의 현금흐름 관리와 영업자금 확보를 위한 단기 운용 성격이 확인된다면 사업관련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승계 실무에 참고할 만한 사례다.

 

다만 이번 판단이 장기 예금이나 투자성 금융상품까지 폭넓게 인정한 것은 아니다. 심판원은 장기금융상품은 제외하고, 영업자금 성격이 확인된 단기금융상품에 한해 사업관련성을 인정했다. 골프회원권 역시 보유 개수와 실제 필요성 등을 따져 일부만 인정했다.

 

가업승계 과정에서 법인 보유 자산이 특례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세 부담을 크게 좌우한다. 이번 결정은 과세당국이 사업무관자산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한 만기 기준이나 자산 항목만이 아니라, 해당 자산이 실제 영업활동과 어떤 관련을 갖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참고 심판례: 조심-2025-중-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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