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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5 (수)

주식 멈추고 원화 밀렸다…금융시장 덮친 ‘동시 충격’

원·달러 1555.2원 출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코스피 8.37% 급락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출발한 가운데 코스피가 장 초반 8% 넘게 급락하며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중동 정세 불안, 외국인 자금 이탈이 맞물리면서 원화와 국내 증시가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42초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된다. 해제 이후에는 10분간 호가를 접수한 뒤 단일가 방식으로 거래가 재개된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83.13포인트, 8.37% 내린 7477.46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2.50포인트, 1.38% 하락한 8048.09로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낙폭을 빠르게 키우며 8000선을 내줬다.

 

대형 반도체주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27% 내린 29만8500원에, SK하이닉스는 8.02% 하락한 190만4000원에 거래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 초반 342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2071억원, 기관은 142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도 변동성 완화 장치가 작동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2초 코스닥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닥150지수가 3% 이상, 코스닥150선물이 6%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코스닥지수도 1000선을 내줬다.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70.85포인트, 7.07% 내린 931.59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불안도 증시 충격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출발했다. 환율 시초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 15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강세를 자극한 재료는 미국 고용지표였다. 지난 5일 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 호조 신호가 확인되면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고,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다.

 

중동 정세 불안도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미국·이란 전쟁 종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고, 원화에는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화 약세와 증시 급락은 서로 맞물려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고환율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차손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 국내 증시 수급은 더 약해지고, 증시 하락은 다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워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경고도 장 초반 시장 흐름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긴급회의를 열고 환율 쏠림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투기적 거래를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처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은 당국 메시지보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코스피까지 서킷브레이커 수준으로 밀리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장 초반부터 외환·주식시장 동시 충격에 노출됐다. 고환율과 주가 급락이 동시에 나타난 만큼, 당국의 추가 대응 수위와 외국인 매도세 진정 여부가 단기 변동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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