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이달 중순까지의 수출액이 동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무역수지 역시 175억 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6년 6월 1~2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이 기간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620억 달러(약 619억 9,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4% 급증했다. 이는 1~20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3월 543억 달러를 뛰어넘은 수치다.
이 기간 수입액은 23.2% 늘어난 445억 달러(약 444억 9,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출이 수입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75억 달러(약 174억 9,600만 달러)를 보였다.
올해 6월 조업일수는 15.0일로 지난해(14.0일)보다 하루가 더 많았다.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41억 3,000만 달러로, 조업일수 증가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49.7% 늘어났다.
특히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 등 IT 핵심 품목이었다.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188.4% 폭증한 255억 달러를 기록하며 동기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HBM 등)의 수요 급증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1.2%까지 치솟으며 1년 전보다 18.3%p나 확대됐다.
컴퓨터 주변기기는 AI 서버 및 데이터 센터 확충 흐름을 타고 293.3% 급증한 31억 달러(약 30억 6,600만 달러)를 기록해 수출 효자 품목에 올랐다.
석유제품(39.0%), 선박(39.9%), 무선통신기기(46.0%) 등 주요 산업 전반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을 견고하게 받쳤다. 반면 승용차는 2.3% 성장에 그쳐 보합세를 보였고, 자동차부품(△9.5%)은 다소 감소했다.
글로벌 IT 공급망 중심지 ‘대만’ 수출 103% ↑
국가별 수출 시장에서도 AI 및 반도체 밸류체인과 연결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성장이 관측됐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세계 반도체 후공정 및 파운드리 거점인 대만이다. 대만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6%나 폭발하며 46억 달러(약 45억 5,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홍콩(132.8%↑, 39억 달러)과 싱가포르(156.5%↑, 22억 달러) 등 아시아 IT 허브 국가로의 수출도 세 자릿수 가깝거나 웃도는 폭발적 증가율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3대 주요 수출국인 중국(86.9%↑, 131억 달러), 미국(53.9%↑, 114억 달러), 베트남(75.5%↑, 59억 달러)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이들 상위 3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0%에 달했다.
수입 시장도 활기…반도체 설비 투자 및 에너지 수입 확대
한편, 23.2% 증가한 수입 시장에서는 국내 제조 기업들의 생산 및 설비 투자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생산 활성화에 따라 반도체 수입이 55.5% 늘어난 가운데, 국내 공장 증설 및 라인 고도화를 위한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51.9% 급증했다.
기계류 수입도 2.8% 증가했다. 원자재 부문에서는 원유(18.8%), 석탄(63.1%), 가스(8.3%) 등이 고루 늘어나며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보다 1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 국가별로는 중국(41.1%), 미국(26.0%), 유럽연합(16.4%), 일본(14.2%), 대만(33.8%) 등 주요 교역국으로부터의 유입이 전반적으로 고르게 확대됐다.
정부와 무역업계는 현재의 글로벌 AI 인프라 확충 주기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반도체 중심 수출 독주 체제와 무역수지 흑자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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