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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6 (화)

[심층분석] 국세청 부이사관 승진, 8개월 만에 펼친 8개 카드

막차를 탄 행시 47회‧사시 45회…승진은 같아도 정류소 엇갈려
날개를 단 차세대 여성 리더들, 발탁 지명된 7공채
라스트맨 스탠딩, 행시 48회 남성‧세무대 11기
‘째각째각’ 과장급 인사…생존자‧탈락자 결정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2025년 10월 30일. 임광현 국세청장 취임 후 첫 부이사관 승진 카드, 네 개가 공개됐었다. 행시 46회 전애진‧김영상 부이사관, 행시 47회 윤순상 부이사관 그리고 세무대 10기 황동수 부이사관이 주인공이었다.

이들에 대한 박수와 찬사도 잠시, 곧 세간의 관심은 다음 승진 일정을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통상 2~3월 발표되던 부이사관 승진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국세청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시지만큼은 명확했다. ‘때 되어 하는 인사는 하지 않겠다, 나는 성과를 본다’고.

시계를 다시 돌려 2026년 6월 26일, 임광현 국세청장은 마침내 8개월 만에 8개 승진 카드를 모두 펼쳤다. 저마다 역할과 성과가 있었고, 평가와 보상, 수평적 배분과 상황에 대한 고려가 작동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사란 어떤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도 한다. 형평적일 수는 있어도 공평할 수는 없다.

 

 

이번 승진 인사에 앞서 지난 연초~봄철 인사에서 누락자들이 상당수 나왔다. 생존자 수가 크게 줄어든 덕분에, 승진자 예상 적중률은 꽤 높았을 것이다. 관망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당사자 상황은 그리 쉽지 않았다.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임광현 국세청장이 작은 거 하나 놓칠 리 없었기 때문이다.

 

 

◇ 행시 47회‧연수원 35기

The Midnight - “Last Train”

 

최지은 대전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74년, 부산, 홍대사대부고, 이화여대)은 2023년 상반기 인사 때 국세청 법무과장으로 들어왔고, 2025년 1월 인사에서 여성 최초의 감사담당관으로 지명돼 눈길을 끌었던 인물이다.

 

행시 46회는 국세청 세무직으로서는 여성 고위공무원을 배출하는 첫 기수이며, 큰 틀에서 세 명의 여성공무원이 있다.

 

전지현 국장(75년, 전북 군산, 안양여고, 숙명여대)은 제일 먼저 부이사관-고위공무원 승진으로 첫 여성 고위공무원이 됐다.

 

전애진 대전국세청 조사1국장(78년, 서울, 시흥고, 이화여대, 부이사관)은 그 뒤를 이어 지난해 10월 부이사관에 승진했다.

 

그다음이 최지은 부이사관인데, 사실 최지은 부이사관은 행시 46회 합격은 맞지만, 입직은 행시 47회와 함께 들어왔기에 현재 47회로 분류된다.

 

대전국세청 국장 자리는 부이사관 승진을 기다리는 행시 출신 공무원들에게 일종의 승진 대기소와 같은 자리여서 승진 배경을 이해하려면 조금 다른 관전 각도가 필요하다.

 

임광현 국세청장 취임 후인 2025년 8월, 최지은 부이사관은 본부 과장급 인사 개편 인사에서 국세청 조사2과장으로 배치됐다. 대단히 짧게 역임했지만, 조사2과장은 매우 중요한 보직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국세청 조사2과는 언론 브리핑으로 많은 주목받았다. 그 이야기는 이 부서의 실적이 청와대-민정에서 중요히 다뤄진다는 뜻이다. 조사2과의 소관 업무는 물가 교란, 사주의 법인 유용 등 불공정 탈세 조사다.

 

보통 조사1과장은 경험 많은 비고시, 조사2과장은 행시들에 배정되는데, 2025~2026년 이선주, 최지은, 오미순 세 명의 여성 행시 공무원들이 나란히 국세청 조사2과장을 거쳤다. 그리고 모두 이번에 부이사관에 승진했다.

 

신상모 국세청 상속증여세과장(73년, 춘천, 강원 사대부고, 서울대, 사시 45회, 연수원 35기)은 이번에 부이사관 승진 열차에 합승했다.

 

오래 기다렸다면 오래 기다렸다고 할 수 있고, 적절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부이사관에 승진했다. 후자의 관점에서 보면, 신상모 부이사관은 2023년 말에 법규과장으로 국세청 본부 보직 과장을 시작했고, 임광현 국세청장 1차 본부 과장급 개편에서 자산과세국 상속증여세과장으로 이동했디. 본부 과장 경력만 보면, 승진이 느렸다고 하기 어렵다.

 

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신상모 부이사관은 73년생인데, 이번에 사실상 행시 47회와 같이 승진하게 됐다. 같은 서울법대 선배인 윤성호 국장(사시 44회, 연수원 34기)의 사례를 보더라도 그렇다.

 

윤성호 국장(70년생)의 경우 2022년 11월에 부이사관을 달 때는 행시 45회와 승진했는데, 2년 2개월이 지난 2025년 1월에서야 행시 46회 선두와 같이 고위공무원에 승진할 수 있었다.

 

만일 윤석호 국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되면, 신상모 부이사관 역시 고위공무원 승진 열차에 탈 때는 동석자가 행시 48회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게다가 행시 47, 48회가 숫자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추후 고위공무원 승진 경쟁이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덧붙여 신상모 부이사관은 임광현 국세청장 체제 후 자산과세국에 배치, 상속증여세과장이란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됐지만, 그 중간의 여정은 순조롭다고 하긴 어렵다. 서울국세청 보직 과장이었을 시기, 송무1과장 다음 자리로 조사3국 3과장을 받은 바 있다.

 

현재 국세청에 사시 출신 세무공무원은 몇 없다. 다른 사시 출신은 서기관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연수원 기수가 조금 멀다.

 

 

◇ 좋은 올드 보이즈(Good Ol' Boys)

Theme from “The Dukes of Hazzard”

 

정동주 국세청 감찰담당관(69년, 경남 하동, 옥종고, 경상대, 7급 공채, 2001년 입직)은 이번 승진의 상수로 풀이된다.

 

정동주 부이사관은 69년생으로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2025년 8월 본부 과장 보직을 받았다. 그것도 국세청장의 파이브 아이즈 중 한 곳을 받았다는 건, 이 사람을 승진시키겠다는 너무나도 명시적 메시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했으며, 그러다보니 2013년 5월 임광현 국세청장이 부산국세청 세원분석국장하던 시절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당시 정동주 부이사관은 징세법무국 체납관리팀장이었고, 임광현 국세청장은 부산국세청 세원분석국에서 사후검증을 총지휘하고 있었다. 그 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3년 연속 세수 펑크 시즌이었고, 당시 사후검증은 제2의 세무조사라고 불렸었다.

 

정동주 부이사관은 2019년 1월~2021년 7월 국세청 감사관실 감사담당관실 감사 2, 3팀장을 맡았고, 그곳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하여 오늘날의 성과로까지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승진이란 점에서 정동주 부이사관과 그나마 비슷한 사례를 찾자면, 황동수 부산국세청 감사관의 부이사관 승진을 꼽을 수 있다.

 

황동수 부이사관은 2023년 상반기에 국세청 원천세과장으로 본부 과장 보직을 받았고, 2024년 8월 인사에서 국세청 법인세과장이 되었기에 바로 거기서 승진하면 됐었다.

 

그런데 임광현 국세청장은 굳이 그를 2025년 8월 인사에서 행시 전용 보직이라고 불리던 인사기획과장 자리에 배치한 후 단 2개월 만에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시키고, 2026년 1월 인사 때 부산국세청 감사관으로 이동시켰다.

 

국세청장 취임 후 법인세과장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고, 반년만이라도 믿고 맡길 인사기획과장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어떤 사정에서든 조사기획과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핵심 보직에 두었다는 건, 확실한 승진 명분을 주기 위함은 명백하며, 정동주 부이사관의 국세청 감찰담당관 배치도 마찬가지다.

 

한편, 일각에선 정동주 부이사관 역시 부산국세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현 김영상 부산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76년, 전북 고창, 전일고, 고려대, 행시 46회)이 위로 올라와야 하는 시기인 탓이다.

 

현 행시 48회 본부 과장 중에는 72년생이 두 명이 있는데, 한 명은 이번에 부이사관에 승진한 김동현 국세청 심사1담당관(72년, 전남 영광, 광주 진흥고, 서울대), 다른 한 명은 아직 서기관인 이준목 국세청 홈택스1담당관(72년, 대구, 대구 영진고, 서울대)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본부 과장 전입은 이준목 서기관이 2022년 12월 말로 이른 편이나, 김동현 부이사관의 경우 오랜 일본 주재관을 거쳐 중간에 서울국세청 소득재산세과장을 반년 정도 하고, 2024년 8월 국세청 복지세정관리단 수석과장(장려세제과장)으로 본부에 들어왔다. 그만큼 임팩트 있는 인사이고, 걸맞은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준목 서기관의 경우 지역안배에서 곤란함을 겪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출신지가 꼭 대구라서가 아니라 최지은, 정동주 부이사관이 인사의 상수로 들어온 탓인데 8명의 부이사관을 뽑으면서, 경상도 출신을 3명이나 뽑는 건 무리였다.

 

이번 인사의 핵심변수는 행시 48회가 얼마나 승진하느냐였는데, 여성 안배로 3명이나 승진하게 되면서 행시 47회 라인에선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을 역임했던 신재봉 국세청 법인세과장, 연고전 라인인 이임동 국세청 국제세원담당관과 이인섭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 K-SUUL 브랜드를 담당하는 정희진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계속 경합을 치르게 됐다.

 

 

◇ 세상을 이끌 건 ‘누구’

Beyoncé — “Run the World (Girls)”

 

행시 48회+여성 조합 역시 이번 인사의 상수로 보이는 측면이 없지 않다.

 

늘 부이사관을 배출해온 조사국 내 조사2과장, 기획조정관실 수석과장(혁신정책담당관)에 여성을 배치된 상태였다.

 

오미순 국세청 조사2과장(77년, 전북 익산, 익산 이일여고, 이화여대, 행시 48회)부터 본다면, 전북 진용에서 오미순 부이사관과 경쟁자는 이상걸 대구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74년, 전북 전주, 전주 동암고, 서울대, 행시 47회)이었다.

 

이상걸 서기관의 경우 나이도 있었고, 행시 선배이며, 4년이나 본부 보직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방국세청 근무를 맡았다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상황을 보면, 8개월 만의 부이사관 승진인데, 최근 기획 세무조사 기능이 강화된 상황에서, 성과 중심 인사를 한다는데, 국세청 조사국에서 승진 TO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다? 이건 대내외적으로 좋은 모습으로 비치기 어렵다. 조사국 배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지금 48회를 많이 올려두면, 다음 인사에서 49회 서기관을 승진시킬 길이 열린다. 그리고 현재 국세청 조사국에서 조사기획과장과 국제조사과장이 나란히 49회다.

 

오미순 부이사관은 임광현 국세청장 본부 과장 개편 당시 소득세과장에서 조사2과장으로 이동했기에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선주 국세청 혁신정책담당관(81년, 서울, 서인천고, 고려대)은 이번 인사 최연소 승진자다.

 

오미순 조사2과장에 앞서 조사2과장을 맡고 있다가 임광현 국세청장 체제 직후 2025년 8월 인사에서 혁신정책담당관에 배치됐다. 오미순 부이사관과 더불어 행시 48회 여성 에이스로 낙점됐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사무관 시절 기획조정관실 내 혁신기획에서 근무했고, 당시 기획은 조사 못지않게 혁신을 주도하는 선도 부서 중 하나였다.

 

임광현 국세청장 체제에서도 기획은 조직 혁신‧확대 등 다양한 퍼즐을 푸는 조직이 됐고, 뛰어난 인물의 배치, 높은 고과가 예상됐었다.

 

또한, 현 정부의 국민 주권 정부 기조를 매우 잘 따르는 부서이기도 한데, 혁신 계획에서도 국세청 혁신정책담당관실이 최상단에 배치되기도 했다.

 

이선주 부이사관은 조사국 경력이 상당하기도 한데, 최근 여성 부이사관 승진자 모두 조사2과장을 거쳤으며, 각자 나름대로 조사국 경력이 있다.

 

조금 먼 일이지만, 이중 누가 서울국세청 조사 부문 국장이 될지 관심받고 있기도 하다.

 

 

◇ 전열보병, 조니들의 생환

Mitch Miller -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

 

국세청 역사에서 세무대 출신의 역할은 대체로 같다. 임무를 받고, 수행하라.

 

세무대는 애초에 군사정부 시절 세워진 학교였고, 국세행정이 온갖 부실로 비판받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특임대 명목으로 탄생했다.

 

당시 정부는 공부 실력은 최정상급이지만, 집이 가난한 생도들을 모아 수행 능력은 물론이고, 조직 충성-임무 달성 두 가지를 함께 무장시켜 행정 전선에 내보냈다.

 

그들은 대부분 주저 없이 적의 포화 앞 가장 앞서서 총검을 내밀고 저벅저벅 걸어가는 전열보병 부사관들이자 엘리트 척탄병들을 자처했다. 그렇지만, 부이사관 이상까지 살아남는 예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세무대 11기에서 두 명이 발탁됐는데, 김상범 국세청 대변인(72년, 서울, 성헌고, 세무대 11기)과 안민규 국세청 징세과장(73년, 충남 당진, 충남 호서고, 세무대 11기)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상범 부이사관의 경우 2023년 12월 말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으로 보직을 받았다가 1년 후인 2025년 1월 인사에서 국세청 대변인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김상범 부이사관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하루 생활 비중, 사고방식, 행동 패턴 등 조직 충성-임무 달성 하나로 똘똘 뭉쳤다고 일컬어진다.

 

국세청장을 둘을 모신 보기 드문 인물로, 임광현 국세청장이 전임 청장 대변인을 썼다는 것은 조직 충성-임무 달성 외 사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안민규 부이사관 역시 일로는 정평이 나 있는 인물로, 최근 4년간의 여정을 살펴보면, 2022년 6월 대통령 인수위-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거쳤고, 2022년 12월 인사에서 국세청 원천세과장에 배속, 2023년 6월 국세청 공익중소법인지원팀장, 2024년 7월 국세청 징세과장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뚜벅뚜벅 걸어왔다.

 

최근 징세과는 그야말로 사방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격전지였다.

 

2023~2024년 기록적 세수펑크에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체납관리 강화, 국세 체납관리단 출범 준비에 따른 업무 부스터가 걸렸다. 그런 곳에서 2년이나 버티어 살아남은 사람이 안민규 부이사관이다.

 

한편, 세무대 11기는 1991년 입학했으므로 국세청 입직은 1993년이다. 당시에 군 생활이 육군 기준 2년 2개월이니까 1996년 정도엔 대체로 다 업무에 투입됐었을 것이다. 세무공무원 생활 30년이 넘은, 진짜배기 베테랑들이다.

 

 

◇ ○○자들 “물러서지 않겠네”

Johnny Cash - “I Won't Back Down”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누구는 초조해하고, 누구는 자기 스타일을 지키며, 누구는 묵묵히 기다리곤 한다.


국세청 차장, 여섯 개 지방국세청장,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이 사직의사를 밝히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연초~봄에 몇 명의 탈락자가 생겼고, 조만간 발표될 과장급 인사에서 또다시 탈락자들이 나올 것이다. 

 

그들은 그 길에 있는 동안엔 달리고 싶어 하며, 물러설 생각도 없으며, 지옥문 앞이라도, 물러서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며, 돌아서지 않겠다고 되뇐다.

 

이 길에서 옳은 길은 하나뿐이다. 원래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쉽게 빠져나갈 길은 없겠지

(Hey baby, there ain't no easy way out)

 

내 자리를 지켜야 할 거고

(Hey, I will stand my ground)

 

그러니까 물러서지 않겠네

(And I won't back down)

 

그래, 결코 물러설 수 없지

(No, I won't back down)

 

- Johnny Cash - “I Won't Back Down”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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