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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2 (일)

[판읽기] 롯데손보 매각판 흔드는 구주·신주 셈법

한국금융지주 “인수 검토 중” 공시…매각 논의 다시 수면 위로
조건부 승인 뒤 남은 자본확충 부담, 거래 구조·가격 협상 좌우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인수 검토 사실을 공시로 확인하면서다. 그동안 시장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금융지주가 공식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롯데손보 매각판에 변화가 감지된다.

 

다만 이번 매각의 초점은 단순히 인수자 선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롯데손보가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계획 조건부 승인 이후 자본건전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지분 인수 비용과 별도로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결국 매각 협상의 향방은 누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느냐보다, 결국 매각 협상은 구주매각만으로 끝낼지, 인수자가 롯데손보에 추가 자금을 넣는 방식까지 포함할지를 두고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금융지주는 29일 풍문 해명 공시를 통해 “당사는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 중이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다음달 28일이다. 인수 여부나 구체적인 조건이 확정될 경우 그 전에 다시 공시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공시는 한국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을 공식 문서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증권과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금융그룹이다.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보험사가 장기 자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보험사는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장기간 운용하는 구조인 만큼, 증권·운용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 매각이 다시 부각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조건부 승인도 자리 잡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27일 정례회의에서 롯데손보가 4월 30일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 롯데손보는 앞서 지난해 11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뒤 올해 1월 경영개선계획을 냈지만,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금융위는 3월 적기시정조치 수위를 경영개선요구로 높였고, 롯데손보는 수정 계획을 다시 제출했다.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롯데손보는 당장 추가 제재를 받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동시에 자본적정성 개선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손보는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조직 운영 개선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이 기간 이행 실적을 점검한다.

 

이 때문에 매각 협상에서도 지분 가격 자체보다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확충 부담이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손보를 인수하려는 후보 입장에서는 기존 주주에게 지급할 인수대금뿐 아니라 회사에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까지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확충 부담을 거래 단계에서 함께 반영하기 위해 구주 매각과 신주 인수를 병행하는 구조도 검토될 수 있다. 구주는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이고, 신주는 회사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이다. 인수 후보가 JKL파트너스의 기존 지분을 사들이면 그 대금은 JKL파트너스에 돌아가지만, 롯데손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면 자금은 회사로 유입돼 자본확충 재원으로 쓰인다.

 

구주·신주 병행 구조가 쟁점이 되는 것은 인수자와 매도자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는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확충 부담을 감안해 구주 매입대금을 낮추고, 전체 투자금 일부를 회사 자본 보강에 배정하는 방식을 선호할 수 있다. 반면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신주 비중이 커질수록 기존 지분 매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결국 구주와 신주를 어떤 비율로 섞느냐가 매각가와 투자금 회수 규모를 동시에 좌우하는 협상 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JKL파트너스가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를 인수하며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7484억원을 투입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에서 얼마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 롯데손보의 희망 매각가가 과거 2조원 안팎에서 최근 1조원 안팎까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손보의 영업 기반과 보험계약 포트폴리오는 매력 요인으로 꼽히지만, 자본건전성 개선 비용까지 감안하면 인수 후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보험업 진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데다, 최근 보험사 매물들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부실화된 MG손보의 계약을 이전받아 관리하는 가교보험사 예별손보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였던 만큼, 조건부 승인을 받은 롯데손보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신한금융은 생명보험 부문에서 신한라이프를 키웠지만 손해보험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손보업 보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공식적으로는 인수 추진을 부인하거나 선을 긋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후보로 분류된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만큼 당장은 생명보험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통합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손해보험사 추가 인수에 나서기에는 자본 부담과 인수 가격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도 롯데손보의 높은 희망가가 부담으로 거론된 바 있다.

 

금리 흐름도 매각 협상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부채 평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될 수 있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이 실제로 개선되면 인수 이후 필요한 추가 자본확충 부담도 낮아질 수 있다. 매도자인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결국 롯데손보 매각전의 초점은 인수 후보군 자체보다 거래 조건이다. 한국금융지주가 공식적으로 검토 사실을 밝히면서 매각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실제 거래 성사는 매각가와 추가 자본확충 부담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달려 있다. 구주 매각만으로는 원매자 부담을 줄이기 어렵고, 신주 발행을 병행하면 기존 주주의 회수액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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