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하면서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금융권의 관심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보다 늦어지면서, 당장 이번 후보군 구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는 양종희 KB금융 회장, 이재근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 이창권 KB금융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다. 외부 후보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익명을 요청한 1명이 이름을 올렸다.
회추위는 다음 달 27일 1차 인터뷰를 통해 후보군을 3명으로 줄인 뒤 9월 11일 2차 심층 인터뷰를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관련 법령상 자격 검증을 거친 뒤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11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이번 인선의 최대 관심사는 현직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오른 뒤 실적, 자본관리, 주주환원, 비은행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직 회장으로서 경영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을 앞세울 수 있는 데다, 남은 임기 동안 뚜렷한 실적 훼손 요인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연임론에 힘을 싣는다.
현재 실적 흐름은 우호적이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은행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가운데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가 커진 결과다.
주주환원과 밸류업 성과도 양 회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초과분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자본정책을 제시해왔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면서 금융주 밸류업 흐름 속에서 시장의 평가도 개선됐다. KB금융이 금융지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비율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현 경영진의 연속성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다만 실적만으로 연임 구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해 온 만큼 남은 인터뷰 과정에서는 후보 간 경쟁의 공정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현직 회장의 성과가 뚜렷할수록 회추위가 얼마나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쳤는지도 함께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영향력은 당초 예상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제한,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도입,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등이 지배구조 개선안에 담길 가능성을 주시해 왔다. 그러나 KB금융이 이미 1차 후보군을 확정한 만큼, 선임 절차 도중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추위 구성도 관심 대상이다. KB금융 회추위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차기 회장 후보 검증과 최종 후보 추천을 맡는다. 금융권에서는 현직 회장이 이사회와 지속적으로 접점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양 회장에게 불리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선임 시점만으로 개별 이사의 판단 방향을 예단하기는 어렵고, 결국 회추위가 남은 검증 과정에서 독립성과 객관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내부 후보 구도도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크게 흔드는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재근 부문장, 이창권 부문장, 이환주 행장이 내부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현재로서는 양 회장의 연임론을 크게 흔들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외부 후보로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포함된 점도 이번 후보군의 특징이다. 권 전 행장은 우리은행장과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대형 시중은행을 이끈 경험과 조직 안정화 이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내부 후보들과는 다른 비교축을 형성할 수 있다.
외부 후보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려면 KB금융의 조직 문화와 그룹 전략에 대한 이해도를 보여줘야 한다. KB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 손해보험, 카드, 생명보험, 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를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이다. 외부 인사가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점은 승계 절차의 개방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실제 최종 후보 경쟁에서는 그룹 차원의 자본배분, 비은행 성장전략, 디지털·AI 전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요구된다.
당초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성현 CIB마켓부문장이 빠진 점도 눈에 띈다. 김 부문장은 KB증권 대표를 지낸 자본시장 전문가로,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와 자본시장 활성화 흐름 속에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1차 후보군에서는 현직 회장, 은행장 경험, 지주 전략, 재무·보험 경력 등 종합 경영 이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이는 KB금융의 차기 리더십 평가 기준이 단일 사업 부문 전문성보다 그룹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경영 경험에 맞춰졌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생산적금융과 자본시장 확대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 관리, 자본 효율성, 내부통제, 플랫폼 경쟁력까지 넓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8월 27일 1차 인터뷰 이후 구성될 3인 후보군이다. 양 회장이 3인 후보군에 포함될 경우 연임 가능성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이재근 부문장이 남는다면 은행장 경험과 WM·SME 전략이, 이창권 부문장이 통과하면 플랫폼·디지털 역량이, 이환주 행장이 포함되면 은행·보험·재무를 아우르는 내부 승계 구도가 부각될 전망이다. 권 전 행장이 3인 안에 들 경우 외부 후보 변수도 다시 커질 수 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후보 검증과 평가과정을 통해 주주와 고객의 신뢰에 부합하는 최고의 CEO가 선임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은 양종희 회장의 연임 여부와 내부 승계 구도, 외부 후보 변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가 맞물린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적과 시장 평가는 양 회장에게 우호적인 요인으로 꼽히지만, 최종 후보 선정까지는 후보별 경영 역량과 회추위의 평가 기준이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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