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 1주년을 맞아 ‘통상으로 지키는 국익, 흔들림 없는 경제안보’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무역안보 침해 범죄 대응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온 가운데, 관세청이 다져온 ‘무역안보 전담 수사체계’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경제안보 수호의 중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5월 말 기준 총 7,703억 원 규모의 무역안보 침해 범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발 실적인 6,556억 원을 불과 5개월 만에 훌쩍 넘어선 것으로, 금액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25년 2월 TF 발족 모멘텀…조직 정비·수사 역량 집중의 ‘누적된 결실’
이 같은 가시적 성과는 단기간의 급조된 결과가 아니라, 정부 기조에 맞춰 관세청이 지난 수년간 끈질기게 추진해 온 조직 개편과 인프라 확충의 ‘누적된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윤성진 관세청 무역안보조사팀장은 “초창기 특별조사단 TF 발족 시기부터 강조를 해 온 결과가 현재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특히 지난 2025년 2월 임시 조직인 ‘무역안보 특별조사단(TF)’을 발족하며 경제범죄 수사의 한 영역에 머물던 무역안보를 독립된 전문 분야로 격상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12월에는 주요 일선 세관(인천·부산 1과, 서울 1팀)에 전담 수사 조직을 우선 배치했으며, 올해 2026년 2월에는 본청에 '무역안보조사팀'을 정식 조직화하며 단속체계의 확고한 수행기반을 확립했다.
범죄 유형 역시 ‘국산둔갑 우회수출’과 ‘전략물자 불법수출’로 구분해 수사 화력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그 결과 국산둔갑 우회수출 분야에서만 5개월 만에 전년도 전체 실적(4,573억 원)을 초과한 5,273억 원을 적발했고, 전략물자 불법수출 역시 2,430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실적(1,983억 원)을 조기에 뛰어넘었다.
‘37명 정예 체제’ 성과는 있었지만…수사 인프라 및 전담 인력은 여전히 부족
최근의 무역안보 범죄는 여러 국가의 피의자가 공모해 우리 국경을 경유지로 악용하고, 단일 사건 금액이 수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현재 관세청의 무역안보 전담 인력은 총 37명 체제다. 본청의 총괄·지휘 조직 8명과 전국 일선 세관의 수사 조직 29명이 정원으로 묶여 있다. 날로 고도화되는 국제 경제범죄의 규모에 비해 전담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수사관들의 집중력과 유관기관의 공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단일 사건 역대 최대 규모인 ‘이차전지 전 공정 제조설비 우회수출(4,768억 원)’ 건은 세관의 고유 외환검사 데이터 분석과 국가정보원의 첩보를 바탕으로 한 합동 심층 분석이 적중한 대표적 사례다.
또한, 미국산 고성능 AI 서버 816대(2,500억 원)를 한국행으로 위장해 제3국으로 빼돌리려던 국제 범죄 조직 역시 정교한 자체 분석과 국제 공조로 덜미를 잡았다.
미국의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외국산 반도체 장비를 국내로 들여와 'MADE IN KOREA' 스티커를 붙여 재수출한 120억 원 규모의 '라벨갈이' 수법도 세관의 촘촘한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정 관세청 조사국장은 “무역안보 침해 범죄는 특정 업체의 법령 위반을 넘어 우리나라의 국제 신인도와 공급망 신뢰성에 악영향을 일으키는 중대 범죄”라며, “앞으로 무역안보 수사 인프라를 지속 확충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전문 분석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부·외교부·국정원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 체계를 더욱 굳건히 해 국익에 반하는 경제안보 침해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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