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전환사채(CB)를 통해 미래 성장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했고, 롯데건설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활용해 공사대금 회수 속도를 높였다.
반면 삼성물산과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은 기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차입금 등을 중심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등 재무 여건과 자금 활용 목적에 따라 조달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7일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CB는 표면금리와 만기금리가 모두 0%이며 만기는 5년이다. 전환가액은 15만607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기준 주가 대비 15% 할증이 적용됐다. 투자자에게 일반적으로 부여되는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과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도 제외됐다.
현대건설은 확보한 자금을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성장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CB는 단순한 운영자금 조달보다 미래 투자 재원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일반 회사채와 달리 향후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자본성 자금인 만큼 장기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리픽싱과 조기상환청구권이 없는 구조를 적용해 자금 운용의 안정성도 높였다.
롯데건설은 공사대금채권을 활용한 ABS를 선택했다. 지난 5월 3000억원 규모의 1차 발행에 이어 최근 3000억원 규모의 2차 발행에도 성공하면서 누적 조달 규모는 6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ABS는 준공을 앞둔 주택사업장과 그룹 계열사 건축사업장의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구성됐으며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획득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2027년 1분기까지 약 7700억원 규모의 공사비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자금조달이라도 목적은 확연히 달랐다. 현대건설이 미래 성장사업 투자를 위한 장기 자금 확보에 무게를 뒀다면, 롯데건설은 공사대금 회수 기간을 단축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재무 여건과 자금 활용 목적에 따라 선택한 금융기법이 달라진 셈이다.
반면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적극 활용하기보다 기존 금융수단을 중심으로 재무구조를 관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삼성물산은 기업어음(CP)을 단기 운전자금으로 활용하고 회사채는 차입금 상환과 시설투자 등에 사용하고 있다.
GS건설은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없이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을 운용하고 있으며, DL이앤씨는 공모채와 사모채를 병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신규 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실적은 없으며 기존 차입금과 사채를 중심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결국 최근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전략은 '얼마를 조달했느냐'보다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금융기법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한 장기 투자 자금 확보, 공사대금 회수 기간 단축을 위한 유동화, 기존 차입 구조를 유지하는 안정적 재무관리 등 건설사별 자금조달 방식도 획일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재무 여건과 사업 전략에 맞춰 세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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