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백정숙 노무사) 올해 기업 인사노무관리 분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 중 하나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감독 강화이다.
고용노동부는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2026년 4월 9일부터 시행하고 기획감독과 상시감독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과 기존 판례가 요구해 온 원칙을 현장에서 보다 엄격하게 확인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실무에서는 여전히 "포괄임금제를 운영하면 연장근로수당 문제는 해결된다"거나 "고정OT를 지급하고 있으므로 추가 법정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현행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
우선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제도가 아니다. 대법원은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거나 근로시간 계산이 실질적으로 곤란한 경우 등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예외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해 왔다.
반대로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 사업장에서는 단순히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했다는 사정만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지급의무가 당연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판결에서도 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 사업장에서 체결된 포괄임금 약정이 법정수당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해당 부분은 무효이며 사용자에게 차액 지급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였다.
포괄임금 약정의 효력은 개별 근로자의 업무 내용과 근무 형태, 근로시간 산정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는 현재도 그대로 적용된다.
결국 포괄임금제라는 명칭보다 실제 근로형태와 임금 지급 방식이 법리에 부합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고용노동부의 이번 지도지침도 같은 맥락에 있다. 지도지침은 사업주가 실제 근로시간을 기초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도록 하고,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한 일정액의 고정OT를 지급하는 경우에도 실제 법정수당이 이를 초과하면 부족한 금액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번 감독의 핵심은 포괄임금제를 사용하는 기업을 일률적으로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근로시간에 맞는 임금이 적법하게 지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감독 과정에서도 근로시간 기록의 존재 여부, 임금명세서 작성의 적정성, 법정수당 산정 방식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관리체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근로시간 관리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출퇴근 기록뿐 아니라 연장근로 승인 절차와 실제 근로시간 확인 방식이 일관성 있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근로시간 기록이 불명확하면 임금 산정의 기초자료 역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둘째, 임금체계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하다.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지, 고정OT 운영 방식이 실제 근무 형태와 부합하는지, 임금명세서가 근로기준법상 작성 기준에 맞게 교부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러한 관리 수준은 향후 노동분쟁이나 근로감독 과정에서 기업의 임금 지급 적정성을 설명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셋째, 현장 관리자와 인사부서 간 역할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실제 근로시간은 현장에서 관리하고 급여는 본사에서 처리하는 구조에서는 관리 기준이 서로 다를 경우 임금 계산 오류나 법정수당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근로시간 관리와 임금 산정이 하나의 관리체계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것이 선행 과제이다.
포괄임금제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 제도의 존폐를 넘어 기업의 임금관리 수준 전반을 점검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임금제도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근로시간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고, 그 과정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임금을 구분하고, 그 내역을 근로자에게 투명하게 교부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감독이 요구하는 전부이자, 노동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①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30초 자가진단

하나라도 해당되면 감독이나 진정 과정에서 임금체불로 판단될 수 있다.
② 지금 해야 할 일 — 감독 나오기 전 vs 후


[프로필] 백정숙 이산HR그룹 부대표/공인노무사
• 지방공기업평가원 평가위원
•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 심사위원
• 가족친화지원센터 컨설턴트
• 성균관대학교 법학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2
3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