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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5 (토)

[이슈분석] 주담대 막자 신용·빚투로…온투업에 옮겨붙은 ‘대출 풍선’

은행권 대출 조인 사이 온투업 급성장…금리·반대매매 위험 확대
전체 잔액 1년 새 86.6% 증가…중저신용자 공급 확대 속 부실 리스크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사이 규제 체계가 다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금융)의 개인신용대출과 스톡론이 빠르게 불어났다. 전체 온투업 대출 증가분 대부분이 두 상품에 집중되면서 대출 수요가 규제 강도에 따라 이동하는 ‘풍선효과’인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온투업은 과거 부동산 담보 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최근에는 개인신용대출과 주식투자 관련 대출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대출 포트폴리오가 차주의 상환 능력과 주가 변동에 더 민감한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온투업 시장의 외형은 최근 1년 사이 가파르게 불어났다. 지난 6월 말 기준 온투업체 46곳의 전체 대출잔액은 2조3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조688억원(86.6%) 증가했다. 이는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수치다.

 

증가세를 주도한 상품은 개인신용대출과 스톡론이었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42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357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사이 10.3배 늘었다. 전체 온투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에서 19%로 높아졌다.

 

스톡론 잔액의 경우도 같은 기간 149.1% 늘어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개인신용대출과 스톡론의 1년간 증가액은 총 9924억원으로, 전체 온투업 대출 증가액의 92.9%가 두 상품에서 발생했다.

 

증가율만 보면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지만, 이는 지난해 잔액이 422억원에 불과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 951억원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984억원 증가해 증가 폭 자체도 크게 확대됐다.

 

◇ 은행 문턱 높아진 사이 온투업 대출 급팽창

 

금융당국은 지난 4월 2일부터 온투업의 주택담보대출에도 규제지역 40%, 비규제지역 70%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했다. 주택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도 2억~6억원으로 제한했다. 온투업 주담대가 가계대출 규제의 우회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규제 도입 이후 주택 외 담보대출까지 포함한 온투업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7884억원에서 5월 6824억원으로 60억원 감소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5월 71%에서 올해 5월 31.2%로 줄었다.

 

문제는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한 자리를 개인신용대출과 스톡론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주담대 규제 이후에도 온투업 전체 잔액은 줄지 않았고, 시장의 성장축은 개인신용대출과 스톡론으로 옮겨갔다. 규제 효과가 대출 총량의 축소보다 상품 간 수요 이동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는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년 실적보다 낮은 1.5%로 설정하고, 목표를 초과한 금융회사에는 다음 연도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투자자 자금을 차입자에게 연결하는 온투업 자체에는 은행이나 저축은행과 같은 방식의 업권별 총량 목표가 부여되지 않는다.

 

다만 온투업을 통해 취급되는 개인신용대출이 모두 총량 관리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이 온투업 플랫폼을 통해 투자한 연계대출은 해당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취급액에 반영된다. 온투업체가 개인이나 법인 투자자로부터 직접 조달한 자금과 저축은행 연계투자 자금을 구분해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 은행권 밖 중저신용 수요 흡수…금리 부담은 과제

 

온투업계는 개인신용대출 확대를 규제 회피보다 포용금융의 결과로 보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의 정형화된 신용평가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를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선별해 자금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온투업체가 연계해 취급한 개인신용대출 누적액은 지난 3일 기준 5022억원이다. 건당 평균 대출액은 1489만원, 평균 금리는 연 11.95%였다. 이용자의 95% 이상은 신용점수 하위 50%에 해당했고, 협회가 집계한 연체율은 0.75%였다.

 

이 수치는 적어도 저축은행 연계대출이 은행권의 우량 신용대출과는 다른 고객층을 대상으로 공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차주의 신용점수 분포만으로 개인신용대출 급증을 포용금융의 성과로 평가하거나, 반대로 은행권 규제에 밀려난 차주가 무분별하게 유입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현재 연체율만으로 건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규 취급분이 많으면 원리금 상환이 본격화하지 않아 부실이 통계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전체 연체율과 함께 취급 시기별 연체율, 다중채무자 비중, 대출 목적과 소득 대비 상환 부담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균 금리가 연 12%에 가깝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저신용자가 생활비나 기존 고금리 대출의 상환을 위해 온투업 대출을 이용할 경우 원리금 부담이 추가 차입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출 접근성을 높였다는 사실과 상환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

 

◇ 1조원 넘은 스톡론…증시 조정 땐 손실 확대 우려

 

개인신용대출보다 직접적인 시장 위험이 큰 상품은 스톡론이다.

 

스톡론은 차주가 보유한 주식과 증권계좌의 현금을 담보로 추가 투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담보가 주택처럼 가격 변동이 비교적 완만한 자산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가치가 바뀌는 주식이라는 점에서 일반 담보대출과 위험 구조가 다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스톡론 이용이 늘어나자 별도의 소비자 유의사항을 낸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스톡론을 이용할 경우 대출금을 더해 자기자금의 최대 3배 수준까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계좌 평가액이 정해진 담보유지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보유 주식이 자동으로 매도될 수 있다. 시장이 급락하면 투자 원금을 잃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온투업 스톡론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증권계좌를 담보로 형성된 투자 레버리지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상승장에서는 담보가치가 유지돼 연체나 손실 위험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 여러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동시에 발생해 차주의 손실과 시장 변동성을 함께 키울 수 있다.

 

특히 온투업 스톡론이 기존 증권사 신용융자나 저축은행 스톡론의 한도가 부족한 투자자를 추가로 받아들이는 통로로 활용된다면 차주의 전체 레버리지 규모를 통합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금융회사별 대출만 따로 관리해서는 동일 차주가 여러 경로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을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

 

◇ 절대 규모 작지만 증가세 가팔라

 

온투업 시장은 전체 금융권과 비교하면 절대 규모가 크지 않다. 지난 6월 말 전체 대출잔액은 2조3027억원이었다. 따라서 현재 증가세만으로 온투업을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 규정하거나 대출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증가 속도와 상품 구성이 바뀌는 과정을 방치하기도 어렵다. 전체 잔액이 1년 만에 86.6% 늘었고, 증가액 대부분이 개인신용대출과 주식투자 관련 대출에 집중됐다.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더라도 개별 차주와 투자자에게 발생하는 손실은 작지 않을 수 있다.

 

온투업 전체에 일률적인 총량 규제를 추가하기보다 상품별 위험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신용대출은 자금 공급 주체별 취급액과 차주의 신용도·다중채무 여부, 대출 목적, 취급 시기별 연체율을 세분화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 스톡론의 경우 차주의 전체 투자대출 규모와 담보유지비율, 반대매매 현황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은행 대출 규제 이후 다른 업권의 대출이 늘고, 특정 상품 규제 뒤 또 다른 상품의 취급이 확대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온투업 대출 증가 역시 가계의 자금 수요가 규제 대상과 업권에 따라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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