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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5 (토)

휴대전화는 안 주고 빚만 3400만원…신종 렌탈 사채의 덫

사업자등록·허위 계약 요구한 뒤 연 160% 이자…연체하면 사기 고소 압박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실제 휴대전화를 건네지 않은 채 여러 대를 빌린 것처럼 계약서를 꾸미고, 이를 담보로 연 15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내준 신종 불법사금융 수법이 확인됐다. 대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고 렌탈계약만 남겨 정상적인 거래로 위장했다.

 

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과 월 2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자금을 끌어모은 유사수신 사례도 함께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경기남부경찰청, 서울 영등포경찰서와의 공조 과정에서 파악한 피해 사례를 공개하고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는 올해 들어 관련 민원·제보가 불법사금융 8건, 유사수신 15건 접수됐다. 확인된 내용은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

 

◇ 실물 없는 렌탈계약, 초고금리 대출로 둔갑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업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배달대행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요구했다. 이어 휴대전화 렌탈업체와 여러 대의 단말기를 빌리는 계약을 맺게 한 뒤 렌탈계약을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내줬다.

 

서류상으로는 정상적인 렌탈 거래였지만 실제 단말기 인도나 유심 개통은 없었다. 그런데도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넘겨받았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대출금과 상환 조건은 구두로 정하고, 서류에는 렌탈계약만 남겼다. 금감원은 대부업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수법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사례에서는 총 180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10대를 빌린 것처럼 계약서를 꾸민 뒤, 하루 17만원씩 200일 동안 총 3400만원을 갚도록 했다.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160%에 달한다.

 

피해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렌탈채권을 다른 업체에 넘겨 추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기죄 고소를 언급하며 상환을 압박하기도 했다.

 

외형만 보면 렌탈료 미납에 따른 채권 회수지만 실질은 초고금리 대출이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정상적인 물품 대여 없이 금전을 제공하고 원리금을 돌려받은 만큼 대부업법 적용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AI 홍보영상 앞세운 eSIM 투자사기…출금 요구엔 “세금 더 내라”

 

유사수신업자는 여행객과 외국인에게 eSIM을 판매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월 20%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자금을 모집했다. 원금 보장을 앞세워 추가 투자를 유도하고, 일정 금액 이상을 납입하거나 하위 판매자를 모집하면 회원 등급과 수익을 높여주는 다단계 방식도 활용했다.

 

유튜브에는 인공지능으로 만든 홍보영상을 게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익 인증과 후기를 반복적으로 노출했다.

 

초기에는 일부 수익금을 지급해 신뢰를 쌓았지만, 인출 요구가 들어오면 세금 납부 등을 이유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후 출금을 미루다가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가로챘다.

 

금감원은 대출을 받기 위해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실물이 오가지 않는 렌탈계약을 맺으라는 요구를 받으면 불법사금융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금 보장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함께 제시하는 투자 권유 역시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사금융과 유사수신 업자는 유튜브, 블로그,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조작된 광고를 반복적으로 게시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거래 과정에서 비정상적 요구나 사기가 의심될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제보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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