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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7 (월)

[예규·판례] 해외카드 분담금 원천세 일률 합산에 제동…대법원 파기환송

국외 카드결제망 이용료, 국내원천소득인지부터 다시 따져야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 카드사가 해외 카드사의 국제 결제망을 이용하고 지급한 분담금과 관련해, 원천세 상당액을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과세표준에 일률적으로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분담금이 해외 카드사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국내 카드사에 원천징수 의무가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해외 카드사가 원천세 상당액을 국내 카드사에 별도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카드사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신용카드사가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쟁점은 국내 카드사가 해외 카드사에 지급한 분담금 중 국외 카드 사용과 관련된 분담금에 대해 계산한 원천세 상당액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할 수 있는지였다.

 

사실 관계를 들여다보면 원고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신용카드업을 하는 국내 카드사로, 싱가포르에 있는 해외 카드사에 해당 카드사의 상표가 붙은 신용카드 사용과 관련한 분담금을 지급했다.

 

분담금은 국내 카드 이용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발급사분담금’과 국외 카드 이용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발급사일일분담금’으로 나뉘었다.

 

발급사분담금은 국내 신용결제금액과 현금서비스금액의 일정 비율로 계산됐다. 발급사일일분담금은 해외에서 발생한 신용결제금액과 현금서비스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원고는 당초 두 분담금이 모두 해외 카드사가 국내에서 얻은 상표권 사용료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원천세 상당액까지 포함해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과세표준을 계산해 세금을 납부했다.

 

부가가치세 대리납부는 국내 사업장이 없는 해외 사업자로부터 국내에서 용역을 제공받은 경우, 용역을 공급받은 국내 사업자가 해외 사업자를 대신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제도다.

 

이후 원고는 분담금이 상표권 사용료가 아니라 해외 카드사의 사업소득이므로 부가가치세를 대리납부할 의무가 없다며 이미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고 경정청구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원고의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이에 원고는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소송이 진행되던 중 유사한 카드 분담금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당시 대법원은 해외 카드사가 국내 카드사에 제공한 용역의 공급장소가 국내에 있으므로 국내 카드사가 분담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대리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분담금의 성격은 종류별로 다르게 봤다. 국내 카드 사용과 관련된 발급사분담금은 해외 카드사의 상표권 사용료소득에 해당하지만, 국외 카드 사용과 관련된 발급사일일분담금은 국제 결제망 이용 등 포괄적인 용역의 대가인 사업소득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원고는 이번 소송에서 주장을 일부 변경했다.

 

발급사일일분담금이 해외 카드사의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면 국내 카드사에 원천징수 의무가 없고, 원천세 상당액 역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발급사일일분담금이 해외에서 발생한 사업소득이더라도 해외 카드사가 제공한 용역의 대가에는 해당하므로, 원천세 상당액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은 사업자가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고 실제로 받는 대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발급사일일분담금에 대한 원천세 상당액을 공급가액에 포함하려면, 먼저 원고가 해당 세금을 원천징수해 납부할 의무가 있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발급사일일분담금이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신용카드의 해외 사용 과정에서 국제 결제 네트워크를 이용한 대가라고 설명했다.

 

이 분담금 전부가 해외 카드사의 사업소득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곧바로 국내원천소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국내원천소득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원천세 상당액을 부가가치세 공급가액에 포함하는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어떤 국가와의 조세조약이 적용되는지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선 유사 사건은 미국 법인이 분담금을 받은 사안으로 한미 조세조약이 적용됐다. 반면 이번 사건에서는 싱가포르 법인이 분담금을 받은 만큼 어떤 조세조약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이 적용 대상 조세조약을 확정한 뒤 발급사일일분담금이 국내원천소득인지, 국내 카드사에 원천징수 의무가 있었는지 등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원천징수 의무가 없었다면 그 원천세 상당액을 해외 카드사에 지급하는 용역 대가에 포함해 부가가치세를 계산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원고는 해외 카드사와 원천세 상당액을 별도로 정산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그러한 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유지했다.

 

결국 대법원은 발급사일일분담금과 관련한 원천세 상당액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는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해외 사업자에게 지급한 대가에 원천세 상당액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자동으로 더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당 지급액이 해외 사업자의 국내원천소득인지, 국내 지급자에게 실제 원천징수 의무가 있는지, 당사자 사이에 세금 부담에 관한 별도 약정이 있는지 등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국제 카드 결제망 이용료처럼 상표 사용과 결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는 거래는 지급액의 명칭보다 실제 제공된 용역의 내용과 소득 발생 장소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발급사일일분담금의 원천세 상당액을 최종적으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적용할 조세조약과 분담금의 소득 구분, 원천징수 의무의 존재 여부를 원심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파기환송심의 판단에 따라 최종 과세표준과 환급 범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참고 판례: 대법원 2024두3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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