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카드를 약정 금액만큼 사용하고도 선결제나 할부 결제, 체크카드 이용 등을 이유로 대출금리 감면을 받지 못하던 관행이 개선된다. 은행마다 제각각이던 카드 이용실적 제외 항목은 최대 1개 수준으로 줄고, 체크카드 사용액도 신용카드와 같은 기준으로 인정된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은행권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대출 금리감면을 위한 카드 이용실적 조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은행별 전산시스템 개발과 대출약정서 개정 등을 거쳐 신규 대출 고객에게 오는 9~10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그동안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을 취급하면서 급여 이체, 적금 가입, 일정 금액 이상의 카드 사용을 조건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해왔다. 문제는 카드 이용실적을 계산하는 기준과 실적에서 빼는 항목이 은행마다 달랐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약정서에 표시된 금액 이상을 사용했더라도 카드대금을 결제일 전에 내거나 정부지원금으로 결제했다는 이유로 실적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처리되기도 했다. 가족카드 사용액의 합산 여부나 결제 취소분을 반영하는 시점 등도 은행별로 달라 관련 민원이 이어졌다.
◇ 실적 제외 항목 4~8개서 0~1개로
현재 은행들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리볼빙, 각종 수수료, 카드 연회비, 정부지원금, 후불교통카드 이용액 등 가운데 4~8개 항목을 카드 이용실적에서 제외하고 있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실적에서 빠지는 항목은 은행별 0~1개로 축소된다. KB국민·NH농협·IBK기업은행 등 10개 은행은 카드론만 제외하고, Sh수협은행은 후불교통카드 이용액만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은 제외 항목을 두지 않는다.
체크카드에 적용되던 불리한 기준도 없어진다. 일부 은행은 체크카드 사용액을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같은 금액을 사용해도 신용카드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 감면 혜택을 적용해 왔다. 앞으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액을 실적으로 인정하며, 금리 감면 폭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할부 결제액의 반영 방식도 통일한다. 일부 은행은 할부 결제 총액을 결제한 달의 실적으로 한꺼번에 잡아 이후에는 사용액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결제 금액을 할부 개월 수에 맞춰 나눠 반영한다.
가령 매월 60만원을 사용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이 360만원을 6개월 할부로 결제하면, 6개월 동안 매월 60만원씩 카드 이용실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 장기대출 고객에게 연 1회 조건 재안내
은행의 설명 의무도 강화된다. 앞으로 은행은 대출약정서와 홈페이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에 카드 이용실적 산정 기간과 제외 항목을 구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카드대금 선결제와 결제 취소분의 처리 방식, 가족카드 사용액 합산 여부, 법인카드 인정 기준 등 소비자가 실제 실적을 계산할 때 필요한 내용도 함께 안내한다.
대출 기간이 5년 이상인 장기대출 고객에게는 모바일 메시지나 이메일 등을 통해 금리 감면 조건을 연 1회 이상 다시 알린다. 장기간 대출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우대금리 요건을 잊거나 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해 혜택을 놓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개선안은 신규 대출 고객부터 은행별로 오는 9~10월 중 시행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6월 30일부터 먼저 적용하고 있다. 기존 대출 고객은 카드 이용실적 산정체계와 전산시스템 정비를 거쳐 오는 10월 이후 순차적으로 적용받는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대출 금리감면 기준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 권익 보호와 건전한 영업관행 정착, 관련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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