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주택대출 규제 우회 가능성을 제기하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관련 점검 체계를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고가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제한하면서도 해당 주택을 사업자대출 담보로 폭넓게 인정할 경우,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개최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고가주택 취득 이후 해당 주택을 일반 대출의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대통령은 “주택구입자금이 아니고 회사 운영자금으로 10억원, 20억원, 50억원, 100억원이 필요할 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100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잡아주는 것이냐”고 질의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생활안정자금대출이 아니라 사업자대출로 가는 경우에는 1억원을 초과해서도 받을 수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주택대출 규제를 우회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회사 운영자금 대출을 받을 때는 제한 없이 담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주택 취득자금을 대출해주지는 않지만 다른 용도의 자금 대출 담보로 인정해주면, 주택을 취득한 다음 다른 명목의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내 사실상 거의 우회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나중에 정책 당국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일반대출의 담보로 무제한 담보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재고해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사용에 대한 사후 관리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자대출의 경우 목적을 정하게 돼 있다”며 “금융기관이 그 목적을 벗어나 대출자금을 쓴다고 하면 추적해 회수하거나 페널티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유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점검 체계를 갖췄으나 철저히 한 번 더 따져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사업자대출은 시설자금이나 운전자금 등 정해진 목적에 사용해야 한다. 사업 용도로 받은 대출을 주택 구입이나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면 용도 외 유용에 해당한다.
금융당국도 사업자대출이 부동산 규제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후 점검 범위를 확대해왔다. 금융회사가 자금 용도를 확인해야 하는 사업자대출 기준도 기존 1억원 초과에서 5000만원 초과로 강화한 상태다.
다만 이날 토론에서는 대출금 자체를 주택 구입에 직접 사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이미 취득한 고가주택을 다른 목적의 대출 담보로 제공하는 구조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가 새롭게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기존의 자금 용도 점검과 별개로 고가주택의 담보 활용이 대출 규제의 우회 경로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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