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고객이 제휴사에서 적립받은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도 개정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된 2018년 이후부터는 부가가치세를 매길 수 있다'는 전원합의체 판단을 내놨다.
다만 전합은 법 개정 전 시행령만으로 제3자적립마일리지 등에 과세하도록 한 조항은 '행정 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한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7월 22일 GS리테일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두34707).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오토앤이 안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2025두33035). 두 판결 모두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이다.
사실관계를 보면 GS리테일은 신용카드사들과 제휴를 맺고 포인트 적립제도를 운영해 왔다. 고객이 물건을 사면서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고객은 다음 거래에서 포인트로 물품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은 카드사들로부터 포인트 결제액만큼을 정산받았다.
GS리테일은 포인트 결제액을 모두 과세표준에 포함해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가 포인트 결제액은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이라며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세무당국은 2017년 4월 1일 이후 정산금은 시행령 개정으로 과세표준에 포함된다며 GS리테일의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항소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항소심은 2016년 전원합의체 판결(2015두58959)에 따라 포인트 결제액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2017년 4월 1일 이후부터 2019년 제1기까지 과세기간에 관한 처분 전부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오토앤은 자동차 용품·부품 제조와 도소매업 등을 하는 회사다. 제휴사인 기아에서 신규 차량을 구매한 뒤 매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받은 고객은 오토앤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인트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오토앤은 기아로부터 포인트 상당액을 정산받았는데, 포인트로 차감된 금액이 에누리액이라며 환급 경정청구를 했다가 거부당했다. 문제된 과세기간은 부가가치세법 개정 전인 2017년 제1기 중 4월 1일 이후 거래분부터 2017년 제2기까지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항소심도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조항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며 오토앤의 항소를 기각했다.
쟁점은 제휴 카드사나 제휴 사업자로부터 적립 받은 포인트 또는 마일리지로 결제한 금액에 부가세를 매길 수 있는지였다. 현행 부가세법은 구입 당시 일정액을 빼주는 '에누리액'(할인분)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준다.
갈등은 2016년 대법 전원합의체가 포인트 결제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해 부가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뒤 시행령과 부가가치세법이 잇달아 개정되는 과정에서 비롯했다. 정부가 '제휴사 포인트 결제액'에 대한 부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고자 2017년 4월 시행령을 먼저 만든 뒤 그해 12월 뒤늦게 위임 근거가 되는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법원은 결론적으로 2018년 개정 부가세법 시행 이전 부가세 부과분에 대해서는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인 시행령'에 근거하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봤다.
2017년 4월 시행된 문제의 시행령은 자사가 직접 적립한 '자기 적립 마일리지'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봐 부가세 대상에서 제외하되, 제휴사 등 제3자가 적립해준 포인트로 결제한 매출액은 해당 금액을 제3자로부터 보전받는 경우 공급가액에 포함해 부가세 과세 대상이라고 봤다. 제휴사로부터 해당 포인트 결제액을 정산받는다면 부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러나 해당 시행령 조항에 대해 "'에누리액'에 해당하는 제3자 적립 마일리지 등을 과세하도록 한 것으로 상위법에 저촉되고,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대통령령만으로 과세 범위를 확대했으므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2017년 12월 국회도 모법이 되는 부가가치세법을 고쳐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에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하는 거래'를 넣었다.
대법원은 "법 개정으로 시행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부가세 과세표준인 공급가액의 범위가 확대되고, 반대로 공급가액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의 범위는 그만큼 축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해당 법 조항을 위임의 근거로 하는 시행령 조항은 위임 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되는 거래의 범위나 공급가액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입법 정책의 영역에 속한다"며 "입법자는 문제의 시행령 조항에 새로운 위임 근거를 부여해 '제3자 적립 마일리지로 결제받은 부분에 대해 제3자로부터 보전받은 금액'을 공급가액에 포함하겠다는 결단을 드러낸 것이므로 가급적 이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령해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결론적으로 GS리테일이 소송에서 따진 2017년 4∼12월 포인트 거래에 관한 부가세 부과는 취소돼야 하고, 2018년 1월∼2019년 6월 거래 부분은 부가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오토앤의 경우 2017년 거래분만 소송의 쟁점이 돼 모두 부가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세의 종목과 세율 등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본질적 사항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해야 하고,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무효인 법규명령에 대하여 법률에 의한 위임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는 적법하게 과세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며 "입법 정책의 영역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입법자의 결단을 존중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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