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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8 (화)

[이슈체크] 가계대출 규제 이중 트랙…실수요 풀고 비거주는 조이고

총량 관리 1.5% 유지하되 실수요 별도 관리…집단대출도 예외 논의
중도금·잔금대출 별도 관리 검토…비거주 1주택자 보증 축소 거론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청년·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에게 공급되는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도금·잔금대출과 같은 집단대출도 별도 관리 대상으로 두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큰 틀은 유지하되, 은행권의 대출 여력 소진으로 기존 주택 계약자의 잔금 조달이나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까지 막히는 부작용은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반면 실거주 목적이 불분명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과 고액 대출 등에 대해서는 관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출 문턱을 일률적으로 높이기보다 차주의 성격과 자금 용도에 따라 공급 대상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규제의 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 연간 목표 넘어선 은행권…실수요 대출도 함께 막혀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청년·신혼부부·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 대출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관리 실적에서 제외하거나 별도 한도로 관리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로 설정했다. 지난해 증가율인 1.7%보다 관리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대출 등 일부 상품은 금융회사의 총량 관리 실적을 산정할 때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검토 중인 방안은 이 예외 범위를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관련 대출까지 넓히는 방식이다.

 

이번 논의는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공급 여력이 상반기 중 사실상 바닥난 상황과 맞물려 있다.

 

지난 2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49조5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44조9761억원보다 4조5637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증가 목표는 총 4조3300억원으로, 현재 증가액이 목표보다 2337억원 많은 셈이다. 지난 15일과 비교하면 잔액이 1214억원 감소했지만, 연간 관리 목표를 넘어선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전국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낮췄다. 수도권·규제지역에 적용되던 6억원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고 비규제지역에도 같은 한도를 적용했다.

 

이처럼 실수요 대출과 투자 목적 대출이 동일한 총량을 나눠 쓰는 구조에서는 은행의 관리 목표가 소진될수록 차주의 소득이나 상환 능력보다 신청 시점과 금융회사별 잔여 한도가 대출 가능 여부를 가르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수요자 대출을 총량에서 분리하는 방안은 전체 대출 공급량을 일괄적으로 확대하기보다, 제한된 금융 여력 안에서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하는 방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구매자, 서민 주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필요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실수요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남은 과제다. 연령이나 소득, 무주택 여부만으로 대상을 정하면 실제 거주 목적과 투자 수요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실거주 의무와 주택가격, 소득 수준, 기존 주택 보유 여부 등을 함께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 중도금·잔금대출도 분리 검토…입주 차질 막는다

 

주택 공급과 직접 연결되는 집단대출도 총량 관리에서 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주요 대상은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차주가 이용하는 중도금·잔금대출이다. 집단대출은 신규 주택 구입 수요뿐 아니라 과거 체결된 분양계약에 따라 일정 시점에 실행되는 자금이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융회사가 증가 시기와 규모를 조절하기 어렵다.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147조5895억원으로 한 달 동안 8606억원 증가했다. 2024년 9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2201억원, 5월 5311억원, 6월 8606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3일까지 7557억원 늘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잔금대출 실행이 집중된 영향이다.

 

잔금대출이 현재와 같이 일반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면 입주 물량이 몰리는 시기에 은행의 잔여 한도가 빠르게 줄어든다. 집단대출 증가분만큼 개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공급 여력이 축소되는 구조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분양대금을 납부하고 입주를 앞둔 차주의 잔금대출까지 신규 투자 목적 대출과 동일하게 관리할 경우 정책 변경에 따른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분양계약 시점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대출 한도 축소로 입주가 지연되거나 계약금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비사업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도 개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주비 대출은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조합원의 이주 지연과 사업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담보가치 산정 과정에서 종전 주택뿐 아니라 신축 예정 주택의 가치를 반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예외 항목을 계속 확대하면 1.5% 총량 목표의 실효성이 약해질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 예외 대상을 늘리는 방식보다 금융회사별 관리 목표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목표치 조정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관리 강화 가능성

 

실수요자 지원과 별개로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추가 관리 대상으로는 주택을 보유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비거주 1주택자가 우선 거론된다. 직장 이동과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수요도 있지만, 전세대출이 추가 주택 보유를 뒷받침하거나 주택 구입 자금으로 우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에서 80%로 낮췄다. 같은 해 9·7 대책에서는 보증기관별로 달랐던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통일했다.

 

후속 방안으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증 비율을 추가로 낮추거나 일부 대출의 보증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실제 거주지를 옮길 수밖에 없는 차주와 투자 목적의 차주를 구분할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

 

결국 향후 가계대출 관리는 대출 총량을 모든 차주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수요자와 집단대출에는 별도의 통로를 열고, 주택 보유자와 고액 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예외 대상과 인정 기준이 지나치게 넓으면 가계부채 관리 효과가 떨어지고, 반대로 기준을 좁게 설정하면 현재와 같은 실수요자 대출 절벽이 반복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총량 관리의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대상별 경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정할지가 제도 개편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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