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작년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수출과 수입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31억 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은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 '조제우모' 제품으로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9일 발표한 '2025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총액은 전년 대비 16.0% 증가한 31억 2,793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의 일시적 조정을 거쳐 교역 확대 흐름이 재개되면서 2019년(32억 4,494만 달러) 수준에 근접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북한의 최대 수출 효자 품목은 단연 '가발과 속눈썹'이었다. HS 코드 67단위인 '조제우모와 솜털 및 그 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2억 576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북한 전체 수출액(4억 6,859만 달러)의 무려 43.9%에 달하는 비중이다.
중국서 원부자재 받아 재가공 후 수출…비제재 품목 위주 교역
북한의 가발 및 속눈썹 수출 급증은 중국과의 위탁 임가공 무역 구조에 기인한다. 중국으로부터 인조필라멘트 섬유나 우모 등 원부자재를 수입한 뒤, 북한 내 노동력을 활용해 재가공 및 완성품을 만들어 다시 수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상위 5대 수입 품목에도 조제우모와 솜털(2억 1,233만 달러, 8.0%)이 포함되어 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KOTRA 해외정보팀 이영희 팀장은 "북한의 수출 품목 및 수입 품목에 공통적으로 조제우모와 솜털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라며 "이는 관련 원부자재를 외부로부터 수입해 북한에서 다시 재가공한 뒤 내보내는 임가공 무역 구조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특히 해당 품목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대표적인 비제재 제품군이기 때문에 전년 대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발·속눈썹에 이은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텅스텐 등 비제재 광물류가 포함된 '광·슬랙 및 회'(4,878만 달러, 10.4%), 합금철 중심의 '철강'(3,421만 달러, 7.3%), 전기에너지 등 '광물성 연료'(2,444만 달러, 5.2%), 대중 임가공 품목인 '시계 및 부분품'(2,255만 달러, 4.8%) 순으로 집계됐다.
‘텅스텐(tungsten)’은 백열전구, 진공관 필라멘트 등으로 사용되며 산업용으로 절삭공구, 드릴 팁으로도 이용된다. 특히 높은 밀도와 강도로 관통자 등 탄액 재료로 방산 활용 소재로도 이용되기도 한다.
대중 무역 의존도 98.2% 지속…기타 교역국 착시 현상 '주의'
북한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는 여전히 98%를 넘어서며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교역액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30억 7,179만 달러(수출 4억 4,110만 달러, 수입 26억 3,069만 달러)로,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98.0%)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98.2%를 기록해 상승폭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중국 외 제3국과의 교역 및 10대 교역국 순위 변동에 대해 이영희 팀장은 "북한은 대외 무역 구조상 특정 국가에 심하게 쏠릴 수밖에 없으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제3국 교역을 모두 합쳐도 전체의 2%가 채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특히 탄자니아·짐바브웨·라오스 등의 신규 진입이나 일부 국가의 높은 증감률에 대해 "분모(교역 절대값) 자체가 워낙 작다 보니 당해 연도에 특정 물품을 소량만 수입·수출하더라도 증감률이 몇 천 퍼센트씩 뛰거나 10대 교역국에 새로 진입·탈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라며 "증감률 퍼센티지 보다는 거래 금액의 '절대값'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정확한 무역 동향을 파악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입이 수출보다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북한의 무역적자 규모는 전년(19억 7,523만 달러) 대비 10.9% 늘어난 21억 9,074만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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