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개정 세무사법 시행 이후 세무플랫폼 업계를 둘러싼 법적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자율 시정과 계도 중심이었던 대응이 형사고발로 이어지는 등 강경 기조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국세무사회는 오는 8월부터 미등록 세무사 명칭 사용 실태조사와 함께 회계법인·법무법인 등에 대한 양벌규정 적용까지 예고하면서 플랫폼 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법률 검토와 증거 수집을 대부분 마무리했다"며 "위법 소지가 큰 주요 세무플랫폼 업체들을 대상으로 8월 중 경찰에 정식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개정 세무사법 시행 이후 진행해 온 단계별 대응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세무사회는 법 시행 전후 세무플랫폼 업계에 자율 시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표시광고법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행정적 조치를 병행해 왔다.
실제로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는 비즈넵, 토스, 세이브택스, 덧셈 등 일부 플랫폼의 허위·과장 광고 문제를 제기했고, 삼쩜삼에 대해서는 공정위 시정명령 미이행과 온라인 뒷광고 의혹 등을 추가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정 세무사법과 광고규정이 지난 6월 24일부터 시행된 이후에도 일부 업체의 광고 방식이 개선되지 않자, 계도 중심에서 형사고발 중심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는 것이 세무사회의 설명이다.
◆ 계도에서 형사고발로…첫 시정 사례도 잇따라
개정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이 없는 영리법인이나 플랫폼이 직접 세무대리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연계 세무사를 내세워 법인 자체를 세무대리 주체로 오인하게 하는 표시·광고를 제한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플랫폼이 단순한 기술 제공이나 중개를 넘어 직접 세무대리를 하는 것처럼 인식시키는 광고는 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정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 세무플랫폼 운영사는 세무사회 시정 요구를 받은 뒤 '부가가치세 무료신고' 등 광고 문구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 다른 플랫폼은 서비스를 폐업하고, 세무대리 주체를 법인이 아닌 등록 세무사 개인 명의로 변경하는 등 사업 구조를 전면 수정했다.
세무사회는 이러한 사례가 개정 세무사법 시행 이후 나타난 첫 시정 사례라며, 다른 플랫폼으로도 유사한 자정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 8월부터 양벌규정 적용…법인 책임까지 확대
이번 단속에서 가장 큰 변화는 양벌규정 적용이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세무사회는 세무사회에 등록하지 않은 채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등에서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는 인력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적발될 경우 국세청 징계 요구와 함께 형사고발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세무사법 제24조는 세무법인의 사원이나 소속 세무사,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법을 위반할 경우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에도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세무사회는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도 관리 책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세무대리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세무대리를 할 수 없는 자가 이를 취급한다는 뜻을 표시하거나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세무사회는 "무자격 세무대리와 오인광고를 근절하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 플랫폼 시장, 제도와 혁신 사이 시험대
업계는 이번 단속의 핵심 쟁점을 플랫폼 서비스가 기존 세무사법 체계에서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두고 있다.
세무사회는 플랫폼이 사실상 세무대리를 수행하면서 법적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업계는 정보기술 기반의 중개·자동화 서비스일 뿐 실제 세무대리는 등록 세무사가 수행하거나 확인하는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향후 법적 판단은 누가 실질적인 세무대리 행위를 했는지, 또 소비자가 누구를 세무대리 주체로 인식하도록 광고했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광고 문구도 주요 쟁점이다.
'환급액을 찾아드립니다', '무료 신고', '숨은 세금 환급' 등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 내용과 다르거나 플랫폼이 직접 세무대리를 하는 것처럼 인식될 경우 기만광고 또는 오인광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세무사회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혁신 서비스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처벌 대상의 기준과 경계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라며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무자격 세무대리와 오인광고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경찰 고발과 양벌규정 적용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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