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한국전력공사가 지방자치단체 요청으로 전력 설비를 땅속으로 옮기는 지중이설 공사를 할 때 받는 분담금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놨다.
지중이설 공사는 한전이 자체 권한과 책임으로 시행하는 것이어서 지자체가 지급하는 분담금을 용역 공급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한전이 경기 평택시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 청구소송 상고심(2026다201517)에서 한전 측이 요구한 부가세를 제외하고 9천364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 원심을 확정했다.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면 평택시는 2015년 8월 한전에 평택시 서정동 일대의 전봇대와 공중 전선을 철거하고 전선을 땅속에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전과 평택시는 2017년 3월 ‘배전선로 지중이설 공사 이행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평택시는 전선 지중이설 공사비의 50%와 도로복구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다.
평택시는 2017년 6월 한전에 공사비 10억7,500만여원을 지급했다. 한전은 공사를 마친 뒤 평택시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공사비를 8,981만여원으로 계산하고, 여기에 부가세를 더한 9,879만여원을 요구했다.
평택시는 지자체가 내는 공사비 분담금은 부가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한전이 소송을 냈다.
1심은 평택시가 부담하는 공사비는 부가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선 지중이설 사업주체는 한전이고, 평택시는 ‘원인자부담 원칙’에 따라 공사비 일부를 내는 것에 불과하므로 부가세를 제외한 8,981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평택시가 부담하는 공사비 자체에 부가세를 별도로 붙일 수 없다고 봤다. 평택시가 공사를 발주하고 한전이 이를 도급받은 관계가 아니라, 한전이 자체 권한과 책임으로 공사를 시행한 관계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한전이 공사 과정에서 자재업체와 하도급업체에 실제 지급한 부가세는 공사에 들어간 비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이 비용을 반영해 평택시가 지급할 금액을 1심보다 383만 원 늘어난 9,364만 원으로 정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한전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전기사업법령상 지중이설 사업은 전기사업자가 스스로 권한과 책임하에 이행하는 것이 기본 전제"라며 "전기사업자가 지자체로부터 받는 금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자체에 제공하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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