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약 3년 6개월간 유지해 온 통화 원화 기조를 접고 다시 긴축으로 선회한 이번 결정은 물가와 환율의 불안정성뿐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자산 격차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준다.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단순한 자산 가격의 단기 등락이 아니다. 금리는 자금의 가격을 바꾸고, 세제는 자산의 보유비용을 바꾼다. 두 축이 동시에 움직일 때 시장에서는 자산 간 대규모 유동성 재편, 즉 '머니 무브(Money Move)'가 나타난다.
우선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자산의 조달 비용(Cost of Capital)을 높인다. 특히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유동성에 기대어 유지되던 비핵심 지역의 부동산 거품은 빠르게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과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 세제 환경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투자자의 의사결정은 더욱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금은 조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여 현금화하는 한편, 금리와 세금 부담을 동시에 견뎌낼 수 있는 상급지나 희소성이 높은 핵심 자산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부동산에서 회수되거나 관망 중인 유동성이 흘러 들어갈 주식시장마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성,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과거처럼 부동산에서 빠져나온 돈이 주식시장 전반의 상승을 이끄는 자산 간 순환은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할인율이 급격히 높아진 시장에서는 단순한 성장에 대한 기대나 테마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종목들이 조정을 받는 반면, 실적과 현금 흐름이 검증된 기업으로는 자금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혼란은 이러한 복합적 환경 속에서 유동성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재배치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식과 부동산이라는 두 거대 자산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돈의 흐름은 위험 자산 간의 단순 이동이 아니라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향해 이동한다. 부동산과 주식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유동성은 확정 금리를 제공하는 단기 채권이나 고금리 예금으로 향하며 방어적 성격을 강화한다.
동시에 주식시장 내부에서도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자와 기업의 재무 담당자 모두 단순히 ‘어느 시장이 오를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금융 비용과 세금을 모두 고려한 세후 실질 수익률이 시장 변동성과 기회비용을 넘어설 수 있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변동성의 시대에 자산을 지켜내는 통찰은 결국 리스크와 유동성 관리에서 출발한다. 금리 인상기에는 세제상 혜택으로 상쇄하기 어려운 과도한 부채를 우선적으로 줄여 금융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나아가 보유세와 양도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등 세후 수익률을 중심으로 자산구조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자산은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금은 단순한 대기 자금이 아니다. 시장이 크게 조정될 때 우량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선택권이자 미래를 위한 옵션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자산시장의 질서가 다시 쓰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금리의 방향이 바뀌면 돈의 방향도 바뀐다. 이제는 가격보다 돈의 흐름을 읽는 안목이 자산을 지키는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프로필] 김 용 훈
•(현)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현)한국재정정책학회 이사
•(현)한국질서경제학회 이사
•(현)조세금융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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