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이재명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을 추진한다.
2026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개편 방안을 ‘제대로 된 가업’에 ‘파격적 혜택’으로 잡았다.
정부는 2026 세제개편안에서 주차장‧병원과 같이 비생산적 서비스업종이나 단순 가공 베이커리 카페나 프랜차이즈와 같이 도저히 가업이라고도 볼 수 없는 업종들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로서 업종지정, 사후관리, 공제대상 조정을 두었다. 업종분류도 대분류를 세세분류로 바꾸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현재 약 950여 개 업종 조정을 통해 727개로 변경함으로써 대체로 기존 기업상속증여 수요자들에 대한 혜택을 보장했다.
이번 가업상속공제 개편의 핵심은 감세한도를 600억에서 1000억으로 늘린 것인데, 기준은 부모(피상속인)의 근속기간에 따라 기본 400억(20년)에서 최대 1000억(30년 이상)까지 받을 수 있도록 바꾸었다.
그러면서 토지공제 공제대상 토지 범위를 건축물 바닥면적의 3~7배에서 수도권(인구감소지역 제외)은 2배, 그 외 지역은 3배로 바꾸고, 토지 면적당 공제한도를 1㎡당 1,000만원으로 했다.
부모 근속연수가 20~30년 정도이고, 상속지분의 최소 5~10% 비과세 대상인 공익재단 출연을 통해 넘기고, 건축물 바닥 면적의 2~3배 정도의 부지를 갖고 있으면서, 상속세가 1000억까지 나올법한 기업은 대체로 제조업 중견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 중견기업들은 수도권에 공장을 짓더라도 국도변 저렴한 땅에 짓지 서울 한복판에 짓지 않는다.
특혜(가업상속공제 한도)는 파격적으로 확대했지만, 정작 고용유지 등 공익성에 대한 조치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현재 가업상속공제 대상자는 가업상속 후 통산 5년 평균 인건비 10% 감액 또는 감원 10%를 할 수 있다.
업황 악화를 대비한 조치라고 하지만, 그건 보완입법으로 처리할 일이지, 아예 법으로 감액 또는 감원혜택을 법으로 보장하는 건, 일괄적 공익성의 약화이며, 이 법이 공익 추구가 아닌 특정 업종 초부자들의 특권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가업상속공제의 발원지인 독일에서는 2014년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가업상속공제의 목적을 상속권 보장이 아닌 기업 영속성(지역경제)과 고용 유지 등 공익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인 2025년 2월 23일,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의 상속세 인하 주장에 대해 “1000억원 자산가의 상속세를 왜 100억원이나 깎아줘야 하냐”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4월 6일 국무회의에서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중략) 가업으로 자식이 이어받지 않으면 안 될 경우 상속세를 깎아주자는 취지 (중략) 그 업자의 자녀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면 가업 상속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가업상속공제의 취지 중 공익성을 빼고 기업 영속성만 강조했다.
그리고 가업상속공제 개편의 전체적 틀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은 초부자에 대한 일괄적인 상속세 공제에 대해선 비판하지만, 기업(주로 제조업)을 가진 초부자는 수백억 감세가 아니라 천억 감세라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한국 언론이나 소위 전문가 영역 일각에선 가업상속공제의 공익성 강화(고용유지 사후관리 강화 등)을 징벌적 가업상속공제라고 일방적 비난을 하기도 한다.
이 표현 관련 가업을 위해 고용(공익성)은 희생해도 되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며, 특혜(세금공제)를 징벌적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특권 옹호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한국정부에서 조세특례를 영어로 공식표현할 때는 ‘Special Taxation Act’, 즉 특례조항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Tax Incentives, Tax Relief, Tax Breaks 등 특정한 행동을 취했을 때에 대한 특별한 과세혜택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
1966년 1월 1일 현 조세특례제한법(옛 조세감면규제법)의 제정 취지는 조세의 감면에 관한 사항을 규제함으로써 과세의 공평과 세수의 확보를 기하려는 것, 즉, 특권이 아닌 공평에 의의를 두고 있다.
풀어 설명하자면, 지위 유지가 아닌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도록 세금 특혜를 제한하는 것, 이것이 가업상속공제를 규율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제정 취지다.
과세혜택을 징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특혜를 인권과 같은 천부권한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나오기가 매우 어려운 발상이며, 특정한 재산을 가진 이는 큰 부담없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특권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특권계급적 발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슈피겔 등 독일 유력언론은 이러한 가업상속공제 공익성 약화에 대해 가업상속특혜(Firmenerbe-Privileg)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를 일부 언론에서 부자감세라고 비판하지만, 적지 않은 언론에선 징벌적 가업상속공제라는 단어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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